비혼자 5명 중 4명은 비자발적 비혼

남성은 결혼 부담, 여성은 기회 상실이 비혼의 최대 원인

등록 2017.07.18 14:07수정 2017.07.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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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非婚)으로 홀로 사는 사람 중 이른바 '독신주의' 신념에 따라 자발적으로 비혼 대열에 합류한 사람은 전체 비혼자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혼비용 부담 때문에 혼인을 피하는 사람이 전체 비혼자의 30%에 달했다.

18일 총신대 아동학과 강유진 교수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ㆍ복지 실태조사' 자료 중 '만 20∼44세 미혼남녀 조사표' 자료(총 1053명)를 이용해 비혼 이유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성인남녀의 비혼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사회인구학적 특징 및 가족가치관 요인을 중심으로)는 대한지역사회생활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강 교수는 논문에서 '미혼'이란 용어 대신 '비혼'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결혼의 의미가 변화하고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최근 상황에서 '미혼'이란 용어의 사용은 적당하지 않다고 봐서다. 여기서'비혼'은 포괄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강 교수는 비혼의 유형을 비혼 사유에 따라 '결혼비용 부담형'ㆍ'기회상실형'ㆍ'불이익 부담형'ㆍ'자발형'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남녀를 통틀어 네 가지 비혼 사유 중 가장 흔한 것은'기회상실형'(전체 응답자의 37.2%)이었다. '기회상실형'은 '결혼에 적당한 나이를 놓쳐서', '마땅한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서', '시간이 없어서', '형이나 언니가 아직 미혼이어서' 등을 비혼 이유로 든 사람이다.

다음은 '결혼비용 부담형'(29.3%)ㆍ'자발형'(20.7%)ㆍ'불이익 부담형'(12.8%) 순이었다. '불이익 부담형'은 결혼으로 인해 직장ㆍ가족생활에서 예상되는 압박감ㆍ불이익에 부담을 느끼고 비혼을 택한 사람이다.

강 교수는 논문에서 "경제적 여건이 미비하거나 기회를 놓치거나 결혼제도의 부담으로 인해 비혼 상태인 사람을 '비자발형'이라고 본다면 '결혼비용 부담형'ㆍ'기회상실형'ㆍ'불이익 부담형'은 모두 비자발적 비혼 유형"이며 "이번 연구에서 비혼자의 약 80%가 비자발적 비혼 유형에 속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 비혼 인구 증가의 이면에 비자발적인 비혼을 유발시킨 다양한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녀별로도 비혼 이유가 크게 달랐다. 남성 비혼자에게 가장 흔한 비혼 이유는 '결혼비용 부담형'(43.2%)과 '기회상실형'(34.2%)이었다. 여성에서 최다 비혼 이유는 '기회상실형'(40.3%)과 '자발형'(26.1%)이었다.

강 교수는 논문에서 "남성의 '결혼비용 부담형' 비율이 높은 것은 사회적인 성역할 문화와 연결돼 있다"며 "남성이 가족 생계를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아직 강해 경제적 여건이 결혼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남성에게 더욱 두드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취업 상황과 고용의 불안정성이 남성이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논문에서 "비혼 여성에서 '기회상실형'과 '자발형'이 많은 것은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과 관련이 있다"며 "고학력 여성이 늘면서 교육수준이 자신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는 매칭 부담이 여성의 결혼기회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풀이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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