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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둠 전이다. 호박전, 두부전, 깻잎전, 표고전 고추전 등 참 다양하다.
ⓒ 조찬현
식용유에 전(전유화) 부치는 소리가 빗소리를 닮아서일까. 유독 비 내리는 날이면 전이 생각난다. 곰삭은 김치로 지져낸 김치전도 좋겠고, 쪽파를 손질해 듬뿍 넣은 파전도 맛있겠다. 묵은 김치와 쪽파를 함께 넣은 김치파전이면 더 더욱 맛있지 않을까.
잘 익은 묵은 김치를 손으로 길게 찢어서 파와 함께 준비한다.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적당량 섞어서 잘 반죽을 한다. 이때 메밀가루 7할에 밀가루 3할 정도면 좋겠다. 반죽은 소금으로 간하고,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미리 준비해둔 김치와 쪽파를 올려 반죽 물을 붓는다. 이때 불은 중불정도가 적당하겠지. 한번 뒤집어 노릇노릇하게 익혀 막걸리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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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전유화) 부치는 소리가 빗소리를 닮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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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오이 냉국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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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침개는 덤이다. ⓒ 조찬현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그냥 전을 부쳐 먹는 상상만으로도 마냥 즐겁다. 전을 부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쪽파가 없다. 묵은 김치는 많은데, 김치전으로 할까 하다 생각을 바꿨다.
생각이야 그냥 집에서 전을 부쳐 먹고 싶었지만 혼자 먹으려니 맛도 없을 거 갖고 번거롭게 느껴져 그냥 동네 전집을 찾았다. 지인을 불러내 한잔 술을 주거니 받거니, 술이나 음식은 이렇게 함께 먹어야 제맛이 난다.
다양한 전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모둠 전을 주문했다. 호박전, 두부전, 깻잎전, 표고전 고추전 등 참 다양하다. 맛도 아주 그만이다. 오늘은 막걸리가 아닌 소주를 선택했다. 전에는 막걸리가 제격이지만 가끔은 소주와 마셔도 제법 잘 어울린다.
전의 고유 이름은 전유화이다. 전유어, 저냐, 전, 지짐개, 간남 등으로도 불린다.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전은 참 맛깔지다. 예로부터 우리네 잔칫집이나 손님상에 차려낸 음식이어서인지 전을 먹다보면 은근 대접받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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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걸리를 담는 노란 주전자가 눈길을 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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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표다. 모둠 전은 25000원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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