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금단의 섬' 저도, 이번엔 반환 가능성에 기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 ... 김해연 이사장 "주민 기대 커"

등록 2017.07.21 10:12수정 2017.07.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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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시루봉 쪽에서 바라본 거제 '저도'(원안). ⓒ 윤성효


"1920년 일본군이 통신소와 탄약고를 두면서부터 사실상 주민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고, 대통령 별장에 이어 국방부가 관리하면서 민간인은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어떻게 보면 90년만에 일반인에 개방되고 관리권 이관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어민을 비롯한 주민들도 크게 반기고 있다."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이 '저도 관리권 이관 가능' 소식에 기대를 나타냈다. 경남도의원 출신인 김 이사장은 '저도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지난 19일 문재인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국정과제에 '저도 반환'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지역 공약에 '경남 남해안을 동북아 해양관광 중심지로 육성'이 들어갔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저도 반환'을 공약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5일 "경남도민들의 생활 편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추억 저도를 국민의 저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의 추억'이란 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도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며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저도의 추억'이라 했던 것을 가리킨다. 문 대통령은 저도를 반환해 '국민의 저도'로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돼지섬'인 저도(猪島)는 오랫동안 주민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 일본군은 이곳에 통신소와 탄약고를 설치했고, 당시 살고 있던 40여 가구는 쫓겨나고 말았다. 이 섬은 해방 이후 해군이 주둔해 왔고, 6·25전쟁 때 연합군의 탄약고로 사용되었다.

섬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여름 휴양지였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바다의 청와대'라는 뜻으로 '청해대'라 불렀다.


지금은 국방부 소유다. 국방부는 1954년 관리권을 완전히 넘겨받았고, 박정희정권 때 군사제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일반인 출입은 물론 주변 지역 어로행위도 전면 제한된 것이다.

저도에는 현재 9홀 규모의 골프장과 200여m의 백사장, 300㎡ 규모의 대통령 별장 등이 있다. 부산-거제간 연결도로인 '거가대교'가 이 섬을 지나가지만, 일반인은 차량에서 내려 갈 수 없다.

거제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반환을 요구해 왔다. 김영삼정권 때 '거제 반환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고, 이는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공약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한때 저도는 행정구역이 옛 진해시로 되었다가 1993년 거제시로 바뀌었다. 해군은 당시 '청해대 해제'를 했고, 이때부터 어민들은 주변 해역에서 조업할 수 있게 되었다.

경남도 정책기획관실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저도 반환'이 별도 항목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공약을 했던 사안으로 국정과제 연관 분야로 정리될 수 있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해연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후보 때 만나 '저도 반환'을 공약해줄 것을 요구했고, 실제 공약이 되었다"며 "역대 정권들이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숙원을 이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어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저도는 대통령 별장이 아니라 간부 군인들의 휴양지처럼 되고 말았다"며 "하루 빨리 반환이 되어 주민 품으로 돌아와야 하고, 저도 반환은 거제로서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 했다.
#저도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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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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