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대 청년들, 물에 빠진 사람 비웃으며 동영상 촬영

경찰, 비난 여론 거세지자 형사 기소하기로... 법조계 "비판할 수 있지만, 처벌 어려워"

등록 2017.07.23 08:57수정 2017.07.2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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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고 동영상을 촬영한 미국 청년들 논란을 보도하는 ABC 뉴스 갈무리. ⓒ ABC


10대 청년들이 연못에 빠진 남성의 구조 요청을 무시하고 비웃으며 동영상을 촬영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ABC, CNN 등 미국 주요 방송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경찰은 최근 연못에 빠진 남성을 구하지 않고 동영상을 촬영했고, 구조 신고도 하지 않은 10대 청년 5명을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9일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 올랜도 근교의 한 연못에서 31세 남성이 익사체로 발견됐다.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14~18세의 청년 5명이 이 남성이 연못에 빠진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알아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은 우연히 한 남성이 연못에 빠진 것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허우적거리며 도와달라고 외쳤으나 이들은 구조 요청을 무시하고 웃으며 동영상만 촬영한 뒤 사건 현장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경찰은 위험에 빠진 사람을 반드시 도와야 하는 법이 없다며 청년들의 죄를 묻기 어렵다고 밝혔으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형사 기소로 방향을 바꿨다. 더구나 동영상에 청년들의 웃음소리가 담기면서 누리꾼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경찰은 "청년들의 행동에 법률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의 구조 요청을 무시했고, 구조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경범죄로 기소하겠다"라는 방침을 밝혔다.

법조계 "비판할 수 있지만 처벌할 수 없어"


이번 사건은 법조계에서도 논쟁을 일으켰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12년 이와 비슷한 사례의 판결에서 "어떤 사람이 위험에 빠졌을 경우 다른 사람이 도움을 제공할 의무는 없다"라며 "도덕적 비판이 있겠지만 그것이 법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드 와인스타인 전 연방 검사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동영상을 촬영하는 대신 물에 빠진 남성을 구조하는 것이 상식이다"라며 "하지만 그들의 행동이 불법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청년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있고 감옥에도 갈 수 있다며 미국도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건이 발생한 브리바드 카운티의 헨리 패리쉬 시장은 "청년들의 양심 불량에 할 말을 잃었다"라며 "이번 사건이 새로운 법 제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동영상 #착한 사마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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