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미 광우병, 위험하지 않아도 국민께 상세 보고"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개최... 법무부 고위직에 비검찰 출신 임명 가능토록 법 개정

등록 2017.07.25 17:25수정 2017.07.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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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후 세 번째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최근 미국에서 비정형 광우병(소해면상뇌증, BSE)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비록 우리에게 위험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BSE의 현황과 정부의 조치를 국민께 자세히 보고하고 안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조치를 다해 달라"라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로부터 '미국 BSE 발생 관련 미국산 쇠고기 검역 대책'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당부했다.

김 장관은 "미국의 비정형 BSE 감염 소는 도축 전 예찰 단계에서 발견돼 식품 체인에 들어가지 않았다"라며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강화된 검역조치를 철저히 시행하는 한편 미국 측이 역학조사 결과를 조속히 제출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보고했다.

또 "비정형 BSE는 8세 이상의 나이 든 소에서 드물게 자연 발생하는 것으로, 오염된 사료로 감염되는 정형 BSE와는 발생 위험에 큰 차이가 있어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도 OIE 규약에서 정형 BSE 발생과는 달리 비정형 BSE 발생으로는 해당 국가의 BSE 지위를 변경시키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보다 활발한 토론을 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든 자유롭게 하는 국무회의가 되도록 하자. 자신의 소관 분야가 아니어서 잘 모르는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하지 말고 토론하자"라며 "오히려 상식적 시선으로 보는 게 국민 질문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경제부총리가 안 보인다'거나 '책임총리가 없다'는 등의 보도가 있던데 그렇지 않다. 한비자의 세난편(說難篇)에 보면 '정곡을 찌르면 목숨을 지키기 어렵고, 정곡에서 벗어나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라며 "앞으로 목숨이나 자리 중 하나는 거는 마음으로 하자.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잘 보이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대통령님께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번 국가재정전략회의 이후 그런 보도가 일부 있었는데, 제가 그날 재정운용방향 등에 대해 발언도 많이 하고 오히려 발언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자제했는데 그렇게 알려진 것은 유감"이라며 "오늘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보고가 예정되어 있으니 어차피 말을 많이 하게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국무위원들에게 더 많은 역할을 주문한 문 대통령의 말에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가 유머를 섞어 답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의 말에 회의 참석자들은 일동 웃음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담론보다 구체적 방안이 중요하다"라며 "예를 들면 4분기에 도시가스 요금을 8∼9% 인하하겠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국민께 도움이 되는 구체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의 경우 도시가스 설치 자체가 숙원인 곳들이 많은데, 지방은 인구도 적고 거리도 멀고 고지대인 곳들이 많아 도시가스 설치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라며 "사용자가 늘수록 도시가스 요금은 떨어져 국민께 도움되는 것이니 오늘 발표 내용에 더해 지방 도시가스 수요 충족방안도 강구해 달라"라고 지시했다.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범위 확대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등 2건의 법률공포안과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 1건의 법률안을 심의·의결했다.

또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범위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과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등 5건의 대통령령안을 비롯해 '대통령경호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안'과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 등 12건의 즉석안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 가운데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범위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은 검사장급의 자리를 줄이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고검장급이었던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으로 낮춰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또 이달 5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는 차장검사급인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이 '직무대리'로 보임됐다.

또 이날 회의에서 의결된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은 최근 아산화질소를 주입한 풍선이 '환각 풍선' 등으로 불리며 유통되고 있어 아산화질소를 환각 물질로 지정, 경찰의 단속 및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의 주요 내용은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가맹점의 범위를 연 매출 2억 원 이하에서 3억 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연 매출 3억 원 이하에서 5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조치다.

'대통령 경호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안'은 대통령 경호수행 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해 장관급의 대통령 경호실을 차관급 대통령 경호처로 개편하는 내용이다.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에서는 법무부 본부·실·국장 직위 중 검찰 업무와 관련이 적은 자리에도 검사만 보임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대변인은 "이는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 법무부의 탈검찰화 및 검사의 법무부 등 외부기관 근무를 축소하기 위한 안건"이라며 "비검사 출신 인재들에게도 법무부 고위직의 문호가 대폭 개방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광우병 #국무회의 #검찰 #신용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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