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는 왜 안중근 의사에 '집착'하는 걸까

[주장] '안중근 동상' 의혹 제기에도 묵묵부답... 의정부시가 해명에 나서야 할 때다

등록 2017.07.28 11:24수정 2017.07.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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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가 밝힌 '안중근 동상 설치 조감도'. ⓒ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11시, 시민단체 버드나무포럼(대표 김영준)은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역 앞 공원에 설치할 계획이라 밝힌 안중근 동상이 시진핑 주석의 제작 지시로 만들어진 것이 맞는지 의정부시에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진핑 제작 지시가 맞느냐?... 의정부시는 답변 회피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 2014년 9월 15일 의정부시 기자실에서 열린 정례간담회를 통해 "시진핑의 의지로 15억 원을 들여 쌍둥이 안중근 동상을 하나 준다"라면서 안중근 동상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안 시장은 2015년 5월 14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중 공공외교 평화포럼'에서 "한중정상회담 때 박근혜 대통령이 하얼빈역에 역사의 흔적이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하자 시진핑 주석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동상제작을 지시했다"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 사라진 '안중근 동상' 미스터리... 시진핑 지시 여부도 논란).

의정부실 공보담당관실은 안 시장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 버드나무포럼이 '안중근 동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작 지시로 만들어진 것이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질문을 했지만, 25일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은 "시에서 추진하는 안중근 의사 동상 유치 사업은 민간교류사업으로 중국 내 민간 공공외교 단체인 차하얼학회가 동상을 제작하여 한국에 기증하는 사업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답했다. '동문서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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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7일 오전 11시 시민단체 버드나무포럼이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중근 동상의 시진핑 제작 지시 의혹을 발표하고 있다. ⓒ 정광용


"안중근 동상이 한국 모처에 있다"는 보도에도 '무대응'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우성 버드나무포럼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6월 14일 안중근 동상이 중국으로부터 도착해 의정부시가 보관 중이란 기사는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라면서 "이는 시민을 기만하는 행동으로 의정부시는 관련 사항에 대해 사과하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라고 짚었다.

버드나무포럼은 '안중근 동상 의정부 도착에 대한 정보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의정부시는 "안중근 동상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할 문서가 없다"라고 밝혔다.

안중근 동상을 시진핑 주석의 제작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발표에 대해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안중근 동상을 의정부시 모처에 보관 중이라는 기사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의정부시는 답변을 회피하거나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모전·아카데미 개최... 부대찌개 거리 앞에 사진 게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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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가 홍보한 안중근 사업 의정부시는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등을 통해 2017 안중근 추모 국제전시 및 공모전과 안중근 평화 아카데미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 의정부시


의정부시가 모든 안중근 사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2017 안중근 추모 국제전시 및 공모전'이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렸으며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안중근 평화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안중근 동상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도 다른 안중근 관련 사업에는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의정부시의 관심은 지대하다. 일례로 의정부시는 의정부시청과 의정부시 퓨전문화관광 홍보관에도 안중근 의사 사진을 걸어놨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와 연관성이 없는 곳에 사진이 걸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의정부시민 임성환(45)씨는 "안중근 기념관도 아닌 곳에 지나치게 사진을 붙여놓는 행위가 의사를 기리는 방법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의 사진이 걸려 있는 의정부시 퓨전문화관광 홍보관은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앞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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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퓨전문화관광 홍보관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앞에 위치한 의정부시 퓨전문화관광 홍보관 벽에 안중근 의사 사진이 걸려있다. ⓒ 구진영


의정부시가 안중근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그렇다면 안중근 의사와 연결 고리가 없는 사업들이 왜 의정부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걸까. 2014년 9월 15일 안 시장의 발언에서 그 연유를 파악할 수 있다.

"(안중근 동상 설치 장소를) 한국에(서) 물색하다가 잠정적으로 서울 또는 파주를 궁리하다가, 그거를 내가 생떼를 써서 의정부에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의정부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서 의정부에 달랩니까'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아니, 어디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분이 해주 분인데, 한국에 오려면 조선의 정통성을 가진 도시 명칭인 곳에 와야 합니다. 조선의 독립을 외치던 항일사령관(안중근을 지칭)이 의정부에 와야 됩니다'(라고 말했어요). (차하얼학회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너무 추상적이라 안 되니까 (중략) 내가 차하얼학회에서 안중근 관련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에요."

이밖에도 의정부시는 지난 2015년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의정부시의 지명이 조선통치체계에서 유래되었으며, 반세기 동안 주한미군기지 주둔 등 자유 민주주의 수호의 상징적 장소로서 안중근 의사가 집필한 '동양평화론'의 사상과도 부합되는 도시"라고 설명해왔다.

물론 시민들이 의정부시의 안중근 관련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의정부시민들은 의정부에 있는 좋은 것들을 놔두고 의정부와 관련 없는 안중근 사업을 시가 일방적으로 펼치고 있지 않나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의정부에는 정문부 장군 묘소, 박세당 고택 등이 있으며 흥선대원군의 직곡산장도 있었다. 의정부시에 다른 지역에서 찾을 수 없는 고유한 역사문화 콘텐츠가 있다. 하지만 이들과 관련한 정책이나 사업은 없다. 지금이라도 의정부시가 왜 안중근 사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안중근 동상에 관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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