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강바닥 오염으로 산소 고갈, 실지렁이 발견

등록 2017.07.27 17:53수정 2017.07.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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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좌안 폭우로 쓸려나온 펄에는 실지렁이가 가득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여름철 금강 현장 집중 모니터링 기간을 맞아 7월 26일 찾아간 공주보 좌안 금강에서 삼십여 마리의 실지렁이를 발견했다. 실지렁이는 환경부 지정 4급수 오염 지표종으로, 유속이 느리고 유기물 퇴적이 심한 곳이나 호소에 많다. 특히 유기물 축적 및 오염 정도가 심한 수계에서 개체수가 증가한다. 금강의 수질은 이미 4급수까지 떨어졌으며, 강바닥은 유기물이 퇴적되고 오염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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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속에서 발견된 실지렁이 ⓒ 대전충남녹색연합


더욱 우려되는 것은 수십 마리의 실지렁이를 발견한 곳이 최근 쏟아진 폭우로 인해 금강의 수위가 불어나며 강변으로 쓸려나온 흙이라는 점이다. 강변에 쌓인 금강 강바닥의 흙은 시커먼 펄이 되어 악취가 나고 실지렁이가 가득했는데, 일부 쓸려나온 펄의 상태가 이정도인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금강의 강바닥은 이미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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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마리 실지렁이 ⓒ 대전충남녹색연합


국립환경과학원의 '4대강 보 퇴적물 용출 조사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 때문에 강의 유속이 느려져 강바닥에 퇴적물이 쌓이고, 이것이 썩으면서 산소 고갈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4대강 16개 보 중에서 낙동강 상주보와 창녕함안보를 제외한 14개 보에서 '퇴적물의 산소소모율(SOD, Sediment Oxygen Demand)'을 측정했다. SOD가 높을수록 유기물 처리에 산소가 많이 소모돼 주변 산소가 고갈되기 쉽다. 측정 결과, 보 인근 지점에서 1m² 면적에 있는 퇴적물을 하루에 처리하는데 필요한 산소량은 금강이 0.76~1.74g 으로 한강 0.47~0.97g, 낙동강 0.70~0.96, 영산강 죽산보 0.92보다 높았다. 산소소모율이 높으면 물고기 등 수중생물의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 있고, 유기물 분해를 통해 정화하는데 필요한 산소량이 부족해 수질이 악화된다.

지난 6월 1일 4대강의 수질 개선과 녹조 저감을 위해 4대강 일부 보의 수문이 개방됐다. 금강의 경우 세 개 보 중 중류에 위치한 공주보 수위를 20cm 낮추는 부분 개방에 그쳤다. 부여의 한 주민은 올 해 녹조가 작년보다 한 달에서 두 달은 빨리 발생했다고 말했다. 일부 보에 한해 제한적으로 보 수문을 개방하는 것은 녹조 저감에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고, 강바닥에서는 4급수 오염 지표종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현장에서 함께 모니터링을 진행한 성가비소녀회 최다니엘 수녀는 수십 마리의 실지렁이를 보며 "강이 아파하고 있는 걸 알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설마 하는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그러나 손을 뻗어보면 강은 더 신음하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게 되어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4대강 #금강 #녹조 #환경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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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양준혁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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