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녀상 또 훼손, 꽃 항아리 없어지고 흔들거려

27일 오전 벌어진 일인 듯... 시민모임, 경찰서에 진정서 제출

등록 2017.07.27 18:37수정 2017.07.2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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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거리에 있는 '인권자주평화다짐비'다. 맨 왼쪽 사진은 2015년 8월 제막식 당시 놓여져 있었던 항아리이고, 중앙 사진은 지난 24일 밤 10시 30분경 찍은 사진에 보이는 항아리이며, 오른쪽은 27일 오전 9시 30분경 찍은 사진으로 항아리(원안)가 없다. ⓒ 윤성효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시민들이 성금을 내 창원에 세운 '인권자주평화다짐비(일명 소녀상)'가 또 훼손됐다. 소녀상이 흔들거리고, 그 앞에 꽃을 담기 위해 놓아둔 항아리가 없어졌다.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거리에 있는 다짐비는 시민 성금을 모아 2015년 8월 27일 세워졌다. 다짐비가 처음 세워질 때부터 그 앞에 항아리가 놓여 있었고, 간혹 시민들이 갖다 놓은 꽃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항아리가 사라지고, 다짐비가 흔들거린다는 사실이 27일 낮에 확인됐다.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지키기 시민모임' 김영만 대표는 "오늘 아침에 가서 보니 항아리가 없어졌고, 고정시켜 놓았던 다짐비가 흔들거렸다"고 말했다.

며칠 사이 다짐비 발목에 자전거 자물쇠를 채워 놓아 시민들의 공분을 샀던 일이 있다. CCTV(폐쇄회로텔레비전) 확인 결과, 해당 자전거 주인은 새롭게 확인된 문제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 주인이 다짐비 발목에 자물쇠를 채워놓았던 현장이 처음 확인된 때는 지난 24일 오후 10시 30분경이었다. 유동렬 시인이 당시 찍어 놓았던 사진에는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자전거 주인은 30대 남성이었다. 자전거 주인은 27일 오전 2시 30분경 다시 자물쇠를 채워 놓았다. 그러다가 그 남성은 이날 오전 5시 40분경 자전거를 가지러 왔고, 그때까지만 해도 항아리는 그대로 있었다.

이 남성은 자전거를 가지러 왔을 때 바퀴에 펑크가 나 있는 걸 발견했고, 자전거를 그대로 둔 채 곧바로 인근 파출소로 찾아가 펑크 낸 사람을 찾아달라며 '신고'(?)했다.


그리고 자전거 주인과 경찰관, 김영만 대표가 이날 오전 9시 30분경 현장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그 때 항아리가 없어졌고, 다짐비가 흔들거린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볼 때, 이날 오전 5시 40분부터 9시 30분 사이 누군가 항아리와 다짐비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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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9시 30분경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사진이다. 옆에 자전거가 있고 다짐비 앞에 있어야 할 항아리가 없다. ⓒ 김영만


김영만 대표는 "자전거 주인이 자물쇠를 채우고, 오늘 새벽에 펑크 난 사실을 보는 현장까지가 담긴 CCTV를 보았다. 그 주인은 항아리와 다짐비 흔들거림하고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목격자에 의하면, 오늘 이른 아침에 누군가 항아리를 깨뜨리고, 다짐비를 잡고 흔드는 광경을 보았다고 한다"며 "정확히 누가 그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서에 CCTV 확인 진정을 할 것"이라 말했다.

마산중부경찰서 관계자는 "CCTV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하다. 진정이 들어오고 재물 손괴가 있다면 수사를 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종합해서 범죄 관련성이 있다면 수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다짐비 안내판이 차량에 의해 넘어진 적도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다짐비 안내판이 넘어진 채 발견됐던 것이다. 당시 조사 결과, 차량 운전자가 부주의로 주차하는 과정에서 안내판을 넘어뜨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는 "다짐비는 시민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계기관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소녀상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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