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들만 있는 교실에 몰래 '카메라' 설치한 선생님

[발굴] 경남 N고교... "발견 못했으면 옷 갈아입는 모습 찍혔을 수도" vs. "기기 테스트해"

등록 2017.08.03 15:24수정 2017.08.0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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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N여고 2학년 학생이 찾아낸 몰래 카메라. ⓒ 제보자


경남지역 한 여자고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남교사가 자기 반 학생들 모르게 교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교사는 "기기를 테스트 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예상된다.

"분필 바구니 뒤적거리는 척하면서 카메라를..."

3일, 경남 N여고 학생들과 교장,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A교사는 지난 6월 21일 오후 자기가 담임을 맡고 있는 2학년 한 학급 교실에 핸드폰 원격 촬영 기능이 있는 외산 동영상 카메라를 몰래 설치했다.

손가락 하나 반 길이의 카메라를 설치한 곳은 교탁 위 분필통을 넣어두는 바구니였다. 동영상과 와이파이(무선 근거리 통신망) 단추가 있는 360도 카메라다.
 
이 학교 한 학생은 "야간 자율학습 시간인 저녁 6시 50분쯤 A교사가 작은 바구니를 뒤적거리는 척하면서 이상한 기구를 넣었다"면서 "우리가 당황해서 카메라를 꺼내서 전원을 끄고 갖고 있었더니 7시 50분쯤에 선생님이 헐레벌떡 교실로 들어와서 다짜고짜 카메라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만약 학생들이 카메라를 숨긴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면 다음날에 체육복을 갈아입거나 하는 모습이 찍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학생들은 A교사에게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사실에 대해 항의했다.

A교사는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그날 오후 카메라를 설치한 시각은 7시 40분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일 학교에서 택배로 카메라를 받아 수업분석에 활용하기 위해 테스트 차원으로 교실에 카메라를 설치했고 떠드는 학생들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면서 "카메라에 와이파이 연결은 하지 않았으며, 시험기간이라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카메라를 설치한다는 얘기를 하지 못한 잘못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국가인권위는 2012년 3월 14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CCTV를 설치했더라도 개인의 초상권과 프라이버시권 등 기본권이 제한되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라면서 "학생의 모든 행동을 감시할 강력한 기본권 제약 수단인 CCTV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또 현행법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행위'로 간주될 경우 범법행위로 처벌할 수도 있다.

육아휴직계 낸 A교사 "수업분석 위한 기기 테스트 차원"

경남도교육청과 해당 고교 교장은 피해 학생들의 민원제기로 사건 발생 직후 그 내용을 파악했음에도 43일이 되도록 이 교사에 대한 별도의 행정처분과 징계 등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A교사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했고, 2학기부터 학생들과 떨어져 있기 위해 휴직계를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A교사는 육아휴직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를 방문해 해당 교사와 교감의 말을 들어본 결과 학생들 민원내용과 달리 처분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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