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규정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해고는 항상 정당?

[뉴스속의 노동법 55] 징계사유규정 자체가 "정당한 이유"가 아니라면 부당해고

등록 2017.08.09 17:44수정 2017.08.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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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기술직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뛰어나다는 내용을 담은 메모를 작성한 직원을 해고했다고 한다. 구글 측은 해당 행위가 구글의 사내 행동수칙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해당 직원을 해고한 것이라는 입장이고, 해당 직원은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직원의 성차별적 메모의 내용은 논외로 하고 봤을 때, 그렇다면 근로자가 사내 규정 또는 행동수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회사의 징계 또는 해고가 당연히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통상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공통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회사 규정상 징계사유 또는 해고사유로 명시된 행위를 한 근로자는 당연히 징계 또는 해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사내 취업규칙 등에 징계해고 사유로 "회식 중 폭언 또는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다. 이를 위반한 근로자를 회사가 징계해고 하였다면 이는 정당한가? 물론 구체적인 사정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부당해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법원은 징계해고가 정당하려면, 근로자의 비위행위가 취업규칙 등에 징계사유로 규정된 사유에 해당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징계사유를 규정한 규정 자체가 정당한 이유여야 한다고 한다. 즉, 상기 예시의 경우에 첫째, 근로자의 행위가 징계해고사유로 명시된 "회식 중 폭언 또는 폭력"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회식 중 폭언 또는 폭력을 한 직원에 대해 징계해고한다는 규정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하여야 비로소 당해 해고가 정당한 해고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법원이 확립한 해고의 정당한 이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근로자의 귀책사유가 중대한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예시의 징계해고규정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 규정이므로, 이는 무효이고 따라서 이에 따라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취업규칙 등에 징계 또는 징계해고 사유를 규정하여, 이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를 정당하게 해고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을 배제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근로자 보호 취지에서 형성된 것이다.

기사 서두에 언급된 구글의 사례는 해외 사례이므로 대한민국의 실정법과 판례 법리를 적용하여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이는 부당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사내 규정을 위반한 것이 곧바로 해고를 정당하게 만들지는 않으며, 기술직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뛰어나다는 메모작성이라는 1회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비위행위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후록 시민기자는 공인노무사입니다. 해당 기사는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lhrdream 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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