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박기영 본부장, 무거운 책임 있지만 적임자라 판단"

박수현 대변인 브리핑 "박기영 인사, 국민께 송구... 공도 있다"

등록 2017.08.10 20:25수정 2017.08.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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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참여정부 시절 ‘황우석 연구논문 조작 사건’ 책임 문제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 권우성


청와대가 10일 지난 2005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해 "박 본부장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송구스럽다"라면서도 "박 본부장의 과와 함께 공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과학계와 시민사회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박 본부장의 인사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기영 본부장, 과가 적지 않지만 적임자라고 판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는 촛불 민심 구현이라는 국정 목표 실천함에 있어 참여정부 경험, 특히 실패에 대한 경험을 소중한 성찰로 삼고 있다"라며 "참여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분들뿐만 아니라 종사했던 분들도 실패의 경험에 대한 성찰을 함께할 수 있다면 새정부에서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은 황우석 교수 사건 당시 과기보좌관이어서 그 사건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라며 "박 본부장은 황우석 교수 사건의 책임을 지고 과기보좌관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의 IT 분야와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경쟁력은 참여정부 시절 가장 높았다. 그 점에서 박 본부장은 공도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참여정부 때 가장 높았던 IT 경쟁력과 과학기술 경쟁력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지속해서 후퇴한 것은 과기부와 정통부의 폐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라며 "과학기술계에서 과기부와 정통부의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부처가 폐지되고 새 부처가 신설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미래부에 차관급 과기혁신본부를 신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새 정부의 과기혁신본부는 참여정부 후반 과기부에 설치한 과기혁신본부가 그 모델이나 이것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가운데 정권이 바뀌고 폐지돼 과기혁신본부의 위상과 역할, 기능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고 운영의 경험도 일천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박 본부장은 참여정부 때 과기부총리제와 과기혁신본부 신설 구상을 주도한 주역 중 한 명"이라며 "그래서 그의 과가 적지 않지만 과기혁신본부장에 적임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기혁신본부장은 그가 오래전 했던 과기보좌관과 같은 급의 직책이고 더 나은 자리도 아님을 고려했다"며 "이런 취지에 널리 이해를 구하며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BRIC·ESC 등 '박기영 임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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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구노조, '박기영 본부장 임명철회' 촉구 참여정부 시절 ‘황우석 연구논문 조작 사건’ 책임 문제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하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조 조합원들이 임명철회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박 본부장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참여정부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있으면서 당시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 박 본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황 교수를 적극 지원하도록 이끌었으며 265억 원에 이르는 연구비 지원과 연구 관련 규제 완화 등 황우석 전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후원에 앞장섰다.

또 박 본부장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기여한 것도 없이 공동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고, 자신도 대학교수 시절 황 전 교수에게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 없는 주제의 연구비 2억5000만 원을 지원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7일 박 본부장이 임명되자, 정치권은 물론 과학계와 시민사회도 반발했다. 특히 황 교수의 논문조작을 밝혀내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과학인 온라인 커뮤니티 브릭(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는 박 본부장의 임명을 반대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고,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269명을 비롯한 비회원 과학자 등 1800여 명이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에서 과학기술계 원로-기관장들과 정책간담회에서 "황우석 박사 사건은 모든 국민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줬고 과학기술인들에게도 큰 좌절을 느끼게 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 자리를 빌려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박기영 #문재인 #황우석 #브릭 #줄기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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