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죽어도 마사회는 달라진 게 없다"

[현장] 박경근·이현준 열사 정신 계승 공동투쟁 결의대회

등록 2017.08.12 18:17수정 2017.08.12 18:17
0
원고료로 응원
a

민주노총 영남권 지역본부와 공공운수노조가 공동 주최한 ‘박경근, 이현준 열사 정신계승 다단계 착취구조 분쇄! 마사회 적폐청산과 책임자 처벌 공동투쟁 결의대회’가 12일 오후 부산 서면에서 열렸다. ⓒ 정민규


두 명의 동지를 먼저 떠나보낸 노동자들의 성난 함성이 다시 한번 부산 서면 거리에 울려 퍼졌다. 12일 오후 열린 '박경근, 이현준 열사 정신 계승 다단계 착취구조 분쇄! 마사회 적폐청산과 책임자 처벌 공동투쟁 결의대회'에서 한국마사회의 다단계 고용 구조를 질책하고, 정부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은 마사회가 운영하는 부산·경남 렛츠런파크에서 비정규직인 마필관리사로 근무하던 박경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78일째를 맞은 날인 동시에 이현준 마필관리사가 자살한 지 12일째 되는 날이었다.

민주노총 영남권 지역본부와 공공운수노조 등 1500여 명(집회 측 추산)의 참가자들은 마사회 노동자들의 죽음이 비정상적인 고용 체계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a

민주노총 영남권 지역본부와 공공운수노조가 공동 주최한 ‘박경근, 이현준 열사 정신계승 다단계 착취구조 분쇄! 마사회 적폐청산과 책임자 처벌 공동투쟁 결의대회’가 12일 오후 부산 서면에서 열렸다. ⓒ 정민규


조상수 전국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두 조합원이 한국마사회의 마주-조교사-마필관리사로 이어지는 3단계 착취구조에 의해서 죽었다"라면서 "상시로 장시간 노동과 체납, 임금, 성과급 경쟁으로 내모는 직무 스트레스와 노조 탄압이 바로 두 열사를 죽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마필관리사의 생명을 도박의 판돈보다 가볍게 생각하는 한국마사회 부패 경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했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가장 먼저 마사회의 불법 행각에 대해 즉각적으로 엄단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폐로 마사회 지목한 노동자들...정부에 사태 해결 요구

a

민주노총 영남권 지역본부와 공공운수노조가 공동 주최한 ‘박경근, 이현준 열사 정신계승 다단계 착취구조 분쇄! 마사회 적폐청산과 책임자 처벌 공동투쟁 결의대회’가 12일 오후 부산 서면에서 열렸다. 박경근씨의 어머니 주춘옥씨가 아들의 대형 영정 사진이 걸린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정민규





경근씨의 어머니 주춘옥씨는 또 한 번 분통을 터트렸다. 주씨는 "70일이 지나도 한 번도 반성한 거 없이 지금까지도 발뺌하고 있다"면서 "이게 공기업이 할 횡포냐"고 외쳤다. 주씨는 "(아들의) 동료들이 정당한 대접받고 사람 대접 받는 날이 올 때까지 싸워보겠다"고 말했다. 그를 향한 박수가 쏟아졌다.

시민단체에서도 마사회의 고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장선화 적폐청산본부 공동대표는 "두 조합원이 죽음으로 항거했지만 마사회의 비정상적인 착취구조는 하나도 변한 게 없다"면서 "마사회의 비정상적인 착취구조가 노동자들을 지금도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마사회는 공기업으로서의 존재 의의를 망각하고 개인 마주와 조교사의 긴밀한 커넥션을 통해서 자신들만의 견고한 철옹성을 수십 년 동안 쌓아 올린 우리 사회 적폐 중의 적폐"라면서 "반드시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민주노총 영남권 지역본부와 공공운수노조가 공동 주최한 ‘박경근, 이현준 열사 정신계승 다단계 착취구조 분쇄! 마사회 적폐청산과 책임자 처벌 공동투쟁 결의대회’가 12일 오후 부산 서면에서 열렸다. ⓒ 정민규


공기업인 마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우리나라 경마는 죽음의 경마"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죽음의 경마를 우리의 투쟁으로 멈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청와대가 적극 의지를 갖고 이 문제를 풀려고 했다면 죽지 않았다"면서 "청와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1시간가량의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마사회 부산 동구지사까지 행진을 벌였다.

a

민주노총 영남권 지역본부와 공공운수노조가 공동 주최한 ‘박경근, 이현준 열사 정신계승 다단계 착취구조 분쇄! 마사회 적폐청산과 책임자 처벌 공동투쟁 결의대회’가 12일 오후 부산 서면에서 열렸다. ⓒ 정민규


#마필관리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