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식 건국론 "1919년 건국? 좌파가 북한 의식한 것"

문 대통령 광복절 축사에도 "촛불승리 자축연" 맹비난

등록 2017.08.16 11:41수정 2017.08.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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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3선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우택 원내대표. ⓒ 남소연


"1919년을 건국일로 보는 것은 좌파 진영이 북한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통해 "1919년 건국"을 강조하며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은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에 발끈하고 나섰다. 좌편향적인 논리라는 '색깔론' 반박이다.

홍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나라의 3대 요소는 영토, 주권, 국가이다"라며 "1919년 상해임시정부 당시 우리나라가 (이를) 충족한 상황이었나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만도 '1919년 건국' 강조했는데...

일제 지배 당시 나라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 시점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논리다. 홍 대표는 이어 "좌파진영과 이 정부는 1948년도 단독 정부 수립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남한 정부의 정통성을 부인하기 위해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절로 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러한 시각은 '이승만 국부론'을 주창하는 전형적인 건국론자들의 주장과 대동소이하다.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인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 또한 전날 기자회견에서 "1919년을 건국일로 삼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조차 '1919년 건국'을 공식 문서에 기재했을 만큼, 건국 시점을 둘러싼 임시정부의 법통은 명확하다는 것이 일부 역사학자들의 판단이다.


지난해 10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19년 6월 19일 일본 국왕에게 보낸 공식 문서에서 "1919년 4월 23일 대한민국이 완전하게 조직된 자주통치국가가 됐음을 당신(일본 국왕)에게 공식적으로 통보하라는 한국민의 명령을 받았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 문서에는 이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도 남아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1919년 건국" 발언이 국론 분열을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이 사안을 규정한다고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보수 야당인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또한 "건국절 논란을 다시 점화해서 역사 문제를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였고, 국민 분열을 자초했다"고 맹비난했다.

홍일표 "혁신 방향, 지나치게 우경화" 비판도

한편,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강석호, 권성동, 홍일표, 김학용 의원 등 바른정당에서 탈당한 '복당파' 인사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왔음에도 지도부가 바른정당 등 보수 진영과 통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쓴소리였다.

강석호 의원은 "지역구(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에 내려가면 '너희 하는 꼬라지가, 보수가 이렇게 갈라져서 내년 지방선거 우째 할래'라고 한다"면서 "말은 합칠 수 있다는데, 현실을 보면 전혀 합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보수가 뭉칠 대안을 지도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에 "굳이 인위적으로 통합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면서 "선거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략적 통합보다는 선거 이후 권력 재편을 기대하는 편이 옳다는 것이다.

그러자 권성동 의원이 즉각 반박했다. 그는 "대표와 달리 저는 보수 통합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명분 축적을 위해서라도 (통합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다"라고 전했다. 홍일표 의원 또한 "선거를 통해 자연히 통합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무책임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홍 의원은 혁신위에도 "혁신의 방향은 과거 지향이 아닌 미래 지향이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우경화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비판을 보탰다. 그는 이어 "우리가 취하는 혁신 방향이 중도층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대표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건국론 #광복절 #자유한국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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