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데이트폭력 경험 고백한 주니엘, 노랫말에 담긴 '두려움'

[이끼녀 리뷰] 데이트폭력 다룬 자전적 노래 'Last Carnival'

17.08.18 19:10최종업데이트17.08.1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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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입니다. 따끈따끈한 신곡을 알려드립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말]

주니엘이 데이트폭력을 주제로 다룬 신곡 '라스트 카니발'을 지난 8일 발표했다. ⓒ C9엔터테인먼트


주니엘이 지난 8일 신곡 'Last Carnival'(라스트 카니발)을 발표했다. 본인이 직접 겪은 데이트폭력을 주제로 노랫말을 썼다는 정보를 미리 접했서인지 직선적이고 무거운 곡일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리듬이나 멜로디는 오히려 화사한 느낌이었고, 가사는 담담했다. 하지만 담담하게 느껴지는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에도 주니엘의 아픔과 당시의 혼란은 고스란히 전달됐다.

"BPM 175 깨진 조명등과/ Just close my eyes/ 붉게 물든 머리칼 그 속에 난/ (The scene is printed on)/ 그 씬을 지울 수는 없겠지 about me/ (Beating and swore at me)/ If I want"

주니엘 측 설명에 따르면 가사 속의 BPM은 심장 박동수를 의미하며, 폭력 상황에서 본인이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한다. 주니엘은 사실적이고 직설적 표현보다는 은유나 상징을 활용해 가사를 썼다. 덕분에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폭력으로 자신이 상처받았고, 비슷한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었다)를 보다 음악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직접적인 표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두려움'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Lay off) 까맣게 꽃 피어나네/ 내 눈에 내 몸에 내 가슴에/ (Lay off) 상처로 물든 Love story/ I know you know you know you"

뮤직비디오로 짐작할 때 '까맣게 핀 꽃'은 폭행으로 남은 몸의 멍자국을 말하는 듯하다. 물론 심리적인 멍도 포함되겠다. "I know you know you know you"라고 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구절에서는 말로 다 표현못한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하다.

데이트폭력뿐 아니라 어떠한 폭력도 있어선 안 된다. 주니엘은 그 단순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노래 안에서 하고 있다. 본인이 겪은 아픔을 소재로 노래를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상처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이 본인에게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주니엘의 '용기'가 돋보인다.     

뮤직비디오 속 주니엘의 눈빛은 가사로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여, 노래의 메시지가 더욱 선명하고 날카롭게 와닿게끔 한다. 특히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경험 안에 그 반대의 것인 폭력과 그로 인한 증오가 담기니 복잡미묘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니엘이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데이트폭력에 관한 오해와 관련, 해명글을 올렸다. ⓒ 주니엘 인스타그램


주니엘의 용기는 대중으로부터 응원과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물론 비난보다 응원의 크기가 더 크지만, 이 곡을 극단적인 남성 혐오로 받아들인 일부 누리꾼의 비난에 주니엘은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어제(17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폭력이 나쁘다고 했을 뿐, 여자와 남자를 구분지어 남자가 나쁘다고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여자라는 성별이기 때문에 지난 남자친구와의 일을 가사로 쓴 것뿐입니다. 더 이상 오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14일 오후 주니엘 측 (홍보)관계자는 <오마이스타>와 통화에서 "최근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면서 응원과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이슈가) 되기 전에 이미 곡 작업을 끝냈는데, 공교롭게 시기가 맞물려 (이슈에) 묻어간다는 오해를 받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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