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출근하지 말고 떠났어야 했다.

청춘일탈, 남규현, 홍익출판사, 2017.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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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훈(begintalk)등록 2017.08.18 16:37

청춘일탈 남규현 ⓒ 홍익출판사


청춘일탈. 사실은 출근하지 말고 떠났어야 했다/ 글과 사진 남규현/홍익출판사/2017.3

 자동차로 꽉 막혀 있는 도로 위 출근길 정체에 갇혀 있을 때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문득 차를 돌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면 당신도 일탈을 꿈꾸는 여행자이다. 당신에게 50일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어디로 떠나겠는가? 당신을 가슴 뛰게 할 여행지는 어디인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이미 훌쩍 여행을 떠난 친구의 동반자 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곳에서는 내 감정은 숨기고 남들의 시선에 맞춰야 할 때가 많다.
너무도 길들여진 도시의 삶 속에 시야는 좁아진다.
그저 누군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발버둥을 치며 살아간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래서 글쓴이는 50일 동안 홀로 미국의 자연을 찾아다니는 장거리 자동차 여행(로드 트립)을 떠난다. 미국의 25개의 국립공원을 여행하면서 놀라운 경험과 생생한 기쁨을 느낀다.

글쓴이는 여행 첫날 장거리 운전으로 늦은 밤에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차에서 잠을 든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도시에서 반복된 불면증과 두통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따뜻한 햇살의 감촉을 느끼며 몸의 생기를 되찾는다. 여행이 일상의 작은 변화를 만든 것이다. 

미국 안의 모든 국립공원 여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미국 국립공원 협회에서 제공하는 1년시즌 패스 'America the Beautiful Passes(미국 그 아름다운 패스)'이다. 이 카드는 단돈 80달러(약 9만원)에 살 수 있다. 겨우 9만원으로 미국의 광대한 자연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은 놀랍고도 매력적이다. 당장 미국으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흥분된 마음을 진정하고 글쓴이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눈 앞에 펼쳐진 광활한 대자연을 눈앞에 두고 즐기는 만찬은 라면과 즉석밥 그리고 3분 카레가 전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여유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한 끼 식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은 덤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 하지만 허기는 언제나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허기가 아니라 공허감인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공원의 예상치 못한 모습에 나 스스로 실망을 하고, 산에서 길을 잃다가, 오히려 그것이 행운의 열쇠가 되어 평생 인연의 사람들을 만나는 놀라운 일을 경험한다는 것, 이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여행은 그런 거다. 어떤 예상도 할 수 없고 예상이란 걸 하는 이가 있다면 그를 비웃듯 예상 밖으로 흘러가는 의외의 이야기.      본문 64쪽

우리는 일상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 때문에 짜증이 나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인생의 숨겨진 삶을 방식을 배우게 된다. 그것은 모든 경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미 예약이 끝난 숲속 캠핑장에서 운이 좋게 자리를 배정받는다. 그곳에서 하늘을 가득 수놓은 수많은 별들을 만나고 경이로운 일출을 보며 부족하다고 느꼈던 자신의 주어진 삶에 감사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여행이 여행자에게 주는 선물일 것이다.

사진작가인 글쓴이의 풍경 사진을 보며 함께 미국의 국립공원을 여행하는 일은 이 책의 매력이다. 당장 출근길 차를 돌릴 수 없는 당신에게 진심을 담아 찍은 사진 한장 한장이 큰 위로와 즐거움이 될 것이다.

아, 이게 여행이구나
  이게 인생이구나!
  차문을 열고 발을 내딛는다.
  여행은 끝났다.
  THE END, THE START.          본문 277쪽

 이제 당신과 내가 가슴 두근거리는 여행을 떠날 차례이다. 당신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아직 여행 떠날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면 이 문장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문장들이 책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찬찬히 읽으면서 여행처럼 발견해 보시기를.

인생에는 때로, 오직 혼자 떠나야만 하는 여행이 있다. - 캔 포와로

 돌아갈 다리를 불태우라. 그 불이 당신의 길을 비춰줄 것이다. -딜런 맥케이

 혼자 떠나는 사람은 오늘 시작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사람은 그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나는 숲을 걸었고, 나올 때는 나무들보다 키가 커 있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세상은 한 권의 책이며,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게 세상은 한 페이지만 읽은 책과 같다.
                                                                                         -세인트 오거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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