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금 전쟁에 쓰지 마!" 한·미 시민들 한목소리

양국 시민단체 공동 주최로 뉴욕· LA서 트럼프 발언 규탄 시위 열려

등록 2017.08.18 09:39수정 2017.08.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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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UN 본부 앞에서 열린 트럼프 전쟁 발언 규탄 시위 ⓒ 김동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각) 북한을 향해 "지금까지 세계가 목격하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강도 높은 경고성 발언을 했다. 북한은 이 발언을 "히스테리적인 전쟁광기"라고 비난했고, 괌 주변 지역 포위사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강경한 말싸움으로 격화된 한반도의 긴장은 미 의회와 국무부가 나서면서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민주당 하원의원 64명은 10일(현지시각)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대북 압박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군사행동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설명으로 진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현지시각) 미주 한인 진보단체와 미국인 평화운동단체 공동 주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하는 평화시위가 미국 LA, 뉴욕,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김동균 6.15 공동실천 미국위원회 사무국장은 "트럼프의 전쟁 책동 발언 다음 날, 미국인 평화운동단체들의 주도로 백악관 앞에서 긴급시위가 있었다. 이에 NY, DC, LA의 한인 진보단체 활동가들 사이에서 우리의 문제이니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라며 "각 지역의 미국인 평화운동단체들과 연대해 동일시위 명칭, 공동성명서에 기초해 동시연속 연대시위를 각 지역 실정에 맞게 열자고 합의해 개최된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재미동포 진보단체 활동가 20여 명과 미국인 진보평화운동단체들의 활동가 60여 명은 뉴욕 UN 본부 앞에서 공동성명서를 우리말과 영어로 낭독한 다음, 자유발언 등으로 집회를 진행했다.

뉴욕시장 후보로 출마한 바 있는 아스번씨는 '한반도 분단과 북미 간 전쟁 발발 위험 등 모두 미국에 책임이 있다'며 역대 현 트럼프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미국부터 비핵화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도 한인단체와 미국단체가 함께 참여한 가운데 시위가 진행됐다.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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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에서 열린 트럼프 발언 규탄 시위 중 ANSWER의 프레스톤 우즈씨가 발언하고 있다. ⓒ 이철호


한인타운 내 웨스턴 광장에서 열린 LA 집회에는 Action One Korea, 우리문화나눔회, 내일을여는사람들 등 10여 개 한인 진보단체와 Answer Coalition, Progressive Asian Network for Action, IAC 등 미국의 대표적인 평화단체들이 함께 참여했다. 주최 측은 ▲ 미국이 북침전쟁책동을 중단하고 북과의 대화에 나설 것 ▲ 북의 핵미사일 개발의 근본 원인인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할 것 ▲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ANSWER의 프레스톤 우즈씨는 집회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결국 평화를 원하는 당신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평화운동단체인 코드핑크의 조디 애반스씨는 8월 21일로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의 중지를 강력 촉구했다.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한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왔다는 필리핀계 니콜 카바바씨는 "내가 내는 세금이 교육과 복지에 쓰이길 원하지,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에 쓰이기를 원치 않는다"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우리문화나눔회의 박영준씨는 "지금은 평화를 얘기해야 할 때이지, 전쟁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며 미국이 즉각 북측과 대화를 재개하고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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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나비모양 종이에 평화 메세지 써서 한반도 지도에 붙이고 있다. ⓒ 이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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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평화집회장에 난입하여 폭력을 행사한 보수단체 회원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 이철호


평일 저녁에 열린 집회였음에도 불구하고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한반도 평화을 염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나비모양 종이에 평화 메시지를 써서 한반도 지도에 붙이거나, 한인 2세들이 중심이 된 풍물패에 맞춰 평화의 춤을 추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한편, 보수단체 회원 30여 명은 같은 장소에서 '사드배치 찬성' '박근혜 전 대통령 즉각 석방'을 외치며 북한 규탄 대회를 열었다. 집회 도중 흥분한 보수단체 회원이 평화시위 집회장에 난입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ABC, NBC 등 미국 주류 방송은 물론 중국 방송사도 해당 집회를 취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덧붙이는 글 한겨레신문에도 송고했습니다.
#트럼프 발언 #화염과 분노 #북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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