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인사"
대법원장 지명에 깜짝 놀란 법조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제청 반응... "실력과 인품 모두 겸비하신 분"

등록 2017.08.21 18:15수정 2017.08.2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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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이 21일 오후 강원 춘천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인사. 이게 가장 적확한 표현인 것 같다."

대법원장 후보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이 지명됐다는 소식에 법조계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다른 대법관에 비해 기수가 한참 낮고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대법원장 후보의 등장은 그만큼 파격적이었다. 

김 후보자는 1983년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사법연수원 15기 출신이다.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는 열세 기수 아래인 데다 대법관 13명 중 고영한·김신·김용덕·권순일 등 9명이 김 후보자의 연수원 선배다. 법원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고등법원 판사는 "지금 대법관들과 비교해도 기수가 매우 낮지 않냐. 대법원장은 사법행정만 하는 게 아니라 대법원 재판을 하는 장"이라며 "주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대법관을 거쳐 대법원장에 지명된 사례도 아니다. 대법관 출신이 아닌 대법원장은 1961년 임명된 조진만 대법원장 이후 아직 없었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 판사는 "김 후보자가 될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통상 그동안 전·현직 대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번에 대법관 후보로 거론됐던 분이라 한 번에 대법원장으로 가실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낮은 기수, 비대법관 출신이지만 '사법개혁'에 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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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이 21일 오후 강원 춘천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여러 가지로 의외'라는 반응이지만 김 후보자의 직무나 자질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한 고등법원 관계자는 "추진력도 있고 소통을 강조하는 훌륭한 분"이라고 표현했다. 서울의 한 지방법원 관계자 또한 "누구도 토를 달기 쉽지 않다더라"며 "실력과 인품 모두 겸비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을 밀고 나갈 대법원장이라는 측면에서 어울리는 인사라는 평가도 있다.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현 대법원장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수와 서열대로 대법관을 제청했다는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우리 사법부가 관료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통념을 깨는 파격적인 인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이력을 보면 이런 면이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맡았으며 이어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김 후보자는 사회적 소수자에 꾸준하게 관심을 보이며 소신 발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 또한 "문 대통령의 사법개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며 "이력에서 보듯 개혁 의지와 진보 색채가 강하므로 향후 강도 높은 사법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명수 #양승태 #대법원장 #대법관 #법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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