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원 연봉 깎였는데… '개선' 됐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 줄었지만, 조선업 불황에 따른 기저효과

등록 2017.08.22 17:35수정 2017.08.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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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지난 2015년 6544만 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6521만 원으로 23만원 줄었다. ⓒ 연합뉴스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라 대기업 노동자의 연봉이 깎이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간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이 현상을 두고 임금격차가 '개선'됐다고 포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2일 발표한 2016년 임금근로자 연봉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 평균 연봉 격차는 줄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간 평균 임금 비율(중소기업/대기업)이 2015년 51.4%에서 2016년 53.6%로 올랐다.

대기업 정규직이 2015년 100만 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정규직은 51만4000원을 받았다면, 2016년에는 대기업 정규직이 100만 원일 때, 중소기업은 53만6000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개선됐다"라고 평가했다.

겉으로 보기엔 맞는 말 같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개선'이란 표현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임금 격차가 줄어든 원인은 대기업 정규직 임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지난 2015년 6544만 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6521만 원으로 23만원 줄었다.

조선업 등 대기업 일부 업종서 구조조정 이뤄지며 임금 하락

조선업 등 일부 업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 탓이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팀장은 "기본급은 올랐지만, 조선업 등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평균 임금이 감소했다"면서 "해당 업종에서 야근 등을 할 수 없게 돼 야근이나 휴일 등 초과 급여 부분에서 감소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 정규직의 연봉이 크게 오른 것도 아니다. 2016년 300인 미만 중소기업 정규직 평균 연봉은 3493만 원으로 전년(3362만 원)보다 131만 원 올랐다. 비율로 보면 3.9% 상승했다. 2016년 최저임금 상승률이 8.1%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렇게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자가 줄어드는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업종의 경제 여건 악화라는 부정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을 '개선'이라 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무리수로 보인다. 게다가 '개선'이라는 표현은 '근본적으로 임금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일종의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한편 지난 2016년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3387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3281만 원보다 107만 원, 3.3% 인상됐다. 상위 10% 연봉은 6607만 원 이상, 상위 20%는 4789만 원 이상, 상위 30%는 3776만 원 이상, 상위 40%는 3120만 원 이상이었다. 총 노동자의 절반 인 상위 50%는 2623만 원이었다.

2016년 연봉분위별 평균연봉은 10분위 9586만 원, 9분위 5587만 원, 8분위 4237만 원, 7분위 3439만 원, 6분위 2864만 원, 5분위 2418만 원, 4분위 2041만 원, 3분위 1704만 원, 2분위 1332만 원, 1분위 633만 원이었다.

연봉 금액별로 보면 연봉 1억 원 이상은 43만명(2.8%)으로 나타났다. 8000만~1억원 미만은 47만명(3.0%), 6000만~8000만 원 미만은 107만명(7.0%), 4000만~6000만 원 미만은 224만명(14.5%), 2000만~4000만원 미만은 601만명(39.0%)으로 조사됐다.

2000만 원 미만을 받는 저연봉 노동자는 521만명(33.8%)로 분석됐다. 다만 2000만 원 미만 연봉 노동자 비율은 지난 2015년 36.5%에서 2016년 33.8%로 소폭 감소했다.

연봉을 기준으로 한 노동자 비율은 금액이 오를수록 증가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연봉금액별 노동자 비중 상승폭을 보면, 2000만~4000만 원 미만은 1.2%포인트 늘었지만, 4000만~6000만 원 미만은 0.7%포인트로 줄어든다.

연봉 6000만~8000만 원 미만은 0.4%포인트, 8000만~1억 원 미만은 0.3%포인트, 1억 원 이상의 경우 0.1%포인트 증가하면서 가장 낮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임금격차 #전경련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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