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정숙씨'가 답장한
'이리동산초 학생 편지' 공개합니다

[단독] "박근혜처럼 나쁜 짓하지 마시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대통령되길..."

등록 2017.08.22 18:12수정 2017.08.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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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전북 이리동산초 5학년 학생들이 쓴 편지. ⓒ 이윤미


"문재인 대통령님이 제 생애 가장 좋으신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네요. 비록 (편지를) 못 보실 수도 있지만, 마음만은 전해드릴게요."

문재인 대통령 부인 '친절한 정숙씨'가 이 같은 초등학생들의 편지에 최근 화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북 이리동산초 5학년 125명의 집에 일일이 답장을 보낸 것이다(첫 보도 : 수상한 발신인, 알고 보니 '친절한 정숙씨'가 보낸 편지).

학생들 편지 살펴봤더니..."내 생애 가장 좋은 대통령이셨으면"

22일, 기자는 이 학교 학생들이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125통의 편지 가운데 11통을 입수했다. 이 학교 5학년 교사들이 카메라로 촬영해 보관하던 것이다.

이 학생들이 편지를 쓴 때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첫 날. 이제 취임 100일을 맞아 이 학생들의 편지 내용을 국민들이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편지에서 학생들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 소박한 바람도 제각기 적었다. 과연 어떤 내용이 김 여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

먼저, 초등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기대를 품고 있는지 살펴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 더 더 나은 대통령이 돼주세요.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마음씨가 넓은 대통령이 돼주세요. 문제가 있어도 포기하지 마시고, 노력하여 문제를 해결하세요.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어두운 미래를 만들지 말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주세요."(A학생)

"앞으로 힘든 일이나 재미없어도 시민들이 날 뽑고 믿어주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나는 자랑스러운 나라를 이끌고 있다는 거 꼭 알기 바래요."(B학생)

"앞으로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게 어린이, 어른, 노인들도 행복한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주세요. 저의 바람은 어린이들도 많이 생각해주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C학생)

"박 전 대통령님처럼 나쁜 짓 하지 마시고, 제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어요."(D학생)

"가로등 있으면 할머니 집에 쉽게 갈 텐데..."

학생들은 나라 걱정부터, 공부 걱정은 물론 밤길 걱정까지 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다음처럼 문 대통령에게 편지 '청탁'을 했다.

"제가 원하는 것은요. 학원시간에 쫓기지 않고 맘 편히 생활하고 싶어요.(중략) 학원 성적,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 마음 편히 쉴 땐 쉬고, 할 땐 하는 생활이 되겠죠?"(E학생)

"우리나라가 지금 많이 어렵습니다. 노동자들에게는 세금을 덜어주시고, 노약자 또는 장애인도 취업을 할 수 있는 회사 등을 많이 건설해주세요. 앞으로 우리나라 잘 부탁합니다."(F학생)

"제가 바라는 점은 시골 길을 가는 데 가로등이 없어서 저녁에 어두울 때가 많아요. 가로등을 설치해 주세요. 그러면 저녁에도 환하게 비춰서 무섭지 않고 할머니 집을 쉽게 도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G학생)

"항상 학원 끝나고 집에 혼자 가는데 어두워서 무섭습니다. 문 대통령님, 제발 밤길에 무섭지 않게 다니게 해주세요. 이 편지를 읽을지 안 읽으실지는 모르지만..."(H학생)

이 학교 5학년 부장 이윤미 교사는 "동네 주택가에 가로등이 많지 않아 학생들이 이런 편지를 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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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동산초 H학생이 적은 편지. ⓒ 이리동산초


H학생은 다른 학생과 달리 편지 맨 끝에 자기 집 주소를 적었다. 그런 뒤 다음처럼 편지를 끝마쳤다.

"저희 집 주소에요. 이럴 일 없겠지만 시간 있을 때 한 마디라도 답장을 보내주셨으면 해요."

"이럴 일 없겠지만 답장 달라"던 학생 요청 들어준 김 여사

H학생을 비롯한 이 학교 학생 125명의 집에는 지난 18, 19일 일제히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1'이란 주소가 적힌 편지 봉투가 도착했다. "이럴 일 없을 것"이라던 H학생의 소망이 이뤄진 것이다.
#초등학생 대통령 편지 #김정숙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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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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