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우리 유치원은 아무 걱정 없어요

[충남의 유아교육은? ⑤] 원아들이 주민 건강 위해 '손 씻기 캠페인'까지

등록 2017.09.04 14:22수정 2017.09.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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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은 아이들이 중심인 '잘 놀고, 잘 배울 수 있는' 유아 성장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 인권이 존중되는 안전한 유치원, 소통하고 공감하는 유치원을 강조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유아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충남 유아교육 현장을 둘러보았다. 현장탐방은 오는 11월까지 월 두 차례 연재 예정이다. [편집자말]

명천유치원 원생들이 인근 아파트 거리를 돌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와 올해 충남도교육청에서 지정하는 '감염병 예방교육 선도 유치원'으로 선정됐다. ⓒ 심규상


명천유치원 원생들이 인근 아파트 거리를 돌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충남 보령시 도심 한복판. 한 무리의 아이들이 버스에서 내렸다. '명천유치원'(보령시 명천동, 원장 김혜정)이라고 새긴 단체복을 입고 있다.

아이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어깨띠를 두르고 손글씨를 들더니 이내 대열을 지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품새가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맨 앞에서 작은 확성기를 든 원아가 크게 외치자 나머지 아이들이 일제히 합창했다

"감염병을 예방하자! 깨끗이 손을 씻자"
"손을 씻자! 손을 씻자!"

손팻말에도 감염병 예방 요령이 적혀 있다. 아이들은 거리행진을 하는 동안 길을 가던 주민들과 인근 상가 상인들의 눈길이 아이들 일행에 꽂혔다. 몇몇 주민들이 손을 흔들며 격려한다.

명천유치원 아이들이 주민 건강을 위해 벌이는 '건강 지킴이 캠페인'이다. 인도를 따라 300여 미터를 돌자 아이들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래도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정해진 구간을 다 돌자 훌쩍 20여 분이 지났다. 캠페인을 마치자 아이들이 스스로가 뿌듯한 듯 한마디씩 한다.

"선생님 제 머리가 (햇볕 때문에) 뜨거워요. 그래도 끝까지 했어요."
"아이구…. 잘했어요. 고생했어요."

교육부 선정 감염병 예방 교육 선도학교..이후 찾아온 변화는? 

충남 보령 명천유치원 원생들이 인근 아파트 거리를 돌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충남 보령 명천유치원 원생들이 인근 아파트 거리를 돌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명천유치원은 지난 해에는 특화교육으로 '나라사랑 꾸러기' 교육을 벌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도 주변 숲을 행복 놀이터로 가꾸는 '자연체험활동 거점유치원'으로 선정됐다.

또 교육부가 선정한 감염병 예방 교육 선도 유치원이기도 하다. 명천유치원이 먼저 도 교육청에 감염병 예방 교육을 집중해서 해보겠다며 공모 신청했다. 선정 이후 명천유치원은 이에 걸맞은 조직을 결성했다. 원장을 비롯 21명의 교직원을 예방 홍보팀, 위기 대응팀, 사후관리 및 지원팀으로 편재했다.

홍보팀에서는 예방 및 확산을 막기 위한 총괄 대책을 세웠다. 또 관련 물품을 준비하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업무 담당자 교육, 예방 홍보활동, 관계기관과의 연락망도 구축했다.

위기대응팀은 감염환자를 파악하고 이송 및 격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시설물 개방 제한, 외부인 출입통제, 휴업 또는 휴교에 따른 생활지도 방안과 결손대책 마련도 이 팀이 맡은 업무다.

사후관리 및 지원팀에서는 예방 교육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예방 교육의 생활화를 지도한다.

최미숙 명천유치원 원감은 "메르스 등 감염병이 전국을 강타한 사례를 떠올리며 예방 및 대처 방안을 잘 익히고 대응 체계를 마련하자는 생각에 선도학교 운영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예방 홍보-위기 대응-사후관리 및 지원팀으로 체계 갖춰

명천유치원에서는 '가족 신문 콘테스트' 등 수업과 연계한 다양한 전염병 예방 교육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충남 보령 명천유치원 원생들이 인근 아파트 거리를 돌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교직원들은 설령 감염병 환자가 생기더라도 허둥대지 않을 만큼 체계를 갖추고 대응능력을 익혔다.  원아들은 인근 초등학교 언니 오빠들의 귀감이 됐다.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손 씻기를 잘 하고 예방 접종을 하는 등 생활 태도가 바뀌었어요. 또 감염병에 걸릴 경우 허둥대지 않고 격리와 이송 등 요령을 전 직원이 숙지하고 있어요." (최미숙 원감)

"점심 급식 전 유치원 아이들이 5단계로 꼼꼼히 손을 씻는 것을 보고 초등학생 언니, 오빠들이 따라 할 정도예요." (정명희 교무부장 )

"기침을 할 때도 입과 코를 가려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막아야 한다는 기침 예절을 전 원생들이 잘 알아요." (김영애 교사)

이 유치원만의 특별한 교육방법.."재미있게, 다양하게.." 

명천유치원은 원장을 비롯 21명의 교직원을 감염병 예방 홍보팀, 위기 대응팀, 사후관리 및 지원팀으로 편재했다. (사진 왼쪽 김영애 교사, 오른쪽은 정명희 교무부장) ⓒ 심규상


명천유치원만의 특별한 교육방법이 있다. 유치원에서는 수업과 연계한 다양한 전염병 예방 교육을 벌였다. 수업 또한 연령별 병원 놀이, 짧은 글짓기, 끝말잇기, 캠페인 등으로 흥미 있게 익힐 수 있게 했다. 손씻기 수업 또한 재미있게 율동에 맞춰서 하도록 지도했다.

홍보 동영상도 제작해 배포했다. '가족신문 콘테스트'는 온 가족의 실천과 참여를 이끌기 위해 마련한 기획행사다. 반응은 기대보다 좋았다. 전시해 놓은 가족신문을 관람하는 일 자체가 또 다른 교육이 됐다. 또 매월 한 차례씩 '클린데이'를 지정해 아이들의 소지품과 교구를 일제 소독 또는 청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 하반기에는 '감염병 예방 동.동.동'(동시 짓기 부르기)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거리 캠페인에서 교사들은 '감염병 예방 우리가 실천'이라고 쓴 구호를 들고 맨 뒤에서 행진했다. 한 교사에게 감염병 예방 교육의 효과를 묻자 거침없이 답한다.

"아이들이 학부모에게 왜 손을 안 씻냐, 왜 분리수거 안 하냐며 짚어주는 일도 많아요. 오히려 학부모들이 '엄마 아빠가 깜빡했다'며 아이들에게 배우는 일이 흔해졌어요.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바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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