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찾는 거지요"

김명운 개인전... 남겨진 아들이 보내는 사부곡思父曲

등록 2017.09.06 15:25수정 2017.09.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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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 ink jet print 200 x 100, 2014 ⓒ 갤러리 그림손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들은 자신만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아마도 그도 그랬던 모양이다. 카메라를 메고 산으로 들어가 만나는 피사체들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 때 그는 그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각도를 찾는다. 그건 아버지의 형상이다.

아픈 어머니를 병간호 하던 아버지, 그러나 작가의 나이쯤에 결국 떠나버린 아버지, 아직도 살아계셨어도 좋을 아버지의 모습을 김명운 작가는 작가는 피사체에 마음을 건넨다. 어쩌면 우리가 그냥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를 나무를 만나 그는 카메라 앵글을 통해 걸어가는 아버지, 기도하는 아버지 등의 모습을 우리에게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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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ink jet print 102 x 130, 2015 ⓒ 그림손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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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ink jet print 130 x102, 2015 ⓒ 그림손 갤러리


정주하 백재예대 교수는 김명운 작가의 작품을 두고 "기술이 아니라 장소와의 대결, 보편적인 나무가 아니라 무엇이 지금의 나를 이루게 하였으며, 어떻게 내가 그 과거와 뒤엉키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줄 나무를 찾아 셔터를 누른다"고 평가했다.

"자연 그대로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찾는 거지요. 구도보다는 그런 그리움이 앞서는 마음에서 찍게 되는 사진이지요."

그래서인지 전시된 사진 대부분은 세로다. '서서 죽는 비처럼' 나무들도 그대로 서 있어, 남겨지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남겨진 아들이 아버지께 보내는 그리움이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자 하는 서로에 대한 애처러움이 전해진다.

모든 사물에 마음이 있다면 아버지는 분명히 모든 사물에 마음으로 들어가 남겨진 아들을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그 무엇으로도 끊어지지 않을 아버지에 대한 사부곡(思父曲),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숲에서 만나는 한 편의 잔잔한 수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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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ink jet print 130 x 102 , 2014 ⓒ 그림손 갤러리


김명운 개인전 <형상(刑象) 그 너머 환(還)>은 갤러리 그림손(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0 갈 22)에서 오는 12일까지 전시 된다.
#김명운 #사진전 #그림손 갤러리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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