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를 둔 만화가 아빠의 호소

만화작가 이정헌씨가 무릎 꿇는 사회에 띄우는 만화 '무릎'

등록 2017.09.08 14:00수정 2017.09.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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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부모들이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학교를 세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냥 호소한 것이 아니라 오열하며 호소했습니다. 그러자 장애인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맞대응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장애인 학부모의 절박한 무릎과 우리 지역에 장애인 학교를 설립해서는 안 된다는 주민들의 무릎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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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이정헌 작가의 자화상 캐리커처 ⓒ 이정헌


만화를 그리는 뽀또 아저씨 이정헌(42) 작가가 '무릎'이라는 제목의 만화를 그렸습니다. 여섯 살인 자폐아 '비단이'(애칭)의 아빠인 이 작가는 수묵화 기법으로 그린 '무릎'에서 "제발 우리 아이들 학교 좀 세워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내가 죽어서라도 아이를 살리고 싶은 장애 아이의 부모이기 때문에 자존심 따위는 버리고 백번이고 천 번이고 무릎을 꿇는다"고 절박함을 토로했습니다.

이 작가는 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장애인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무릎 꿇음에는 가진 것을 손해보지 않으려는 나름의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장애인 학부모의 절박함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무릎 꿇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 부모로서 비애와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가는 장애인 학교 설립을 반대하기 위해 무릎까지 꿇는 사회에서 "비단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걱정이 크다고 했습니다. 이 작가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비단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면서 "초등학교에 가면 힘들 것이고, 중고교에 가면 더 힘들 것이고, 성인이 되면 아주 깜깜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장애인을 혐오하는 캄캄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따뜻한 만화를 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정헌 작가는 '우리만화연대' 전 사무국장으로 주로 어린이 만화를 그립니다. <월간 소년>에 '꾸러기 주일학교'를 연재하고 있고, '함께 웃는 재단'에서 웹툰 <내동생 솔솔이>를 연재하고 있으며, 오는 11월부터는 비단이와 가족을 이야기를 주제로 웹툰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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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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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무릎 ⓒ 이정헌


#특수학교 #장애인 #만화가 #이정헌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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