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미국에서 푸대접"
'기세등등' 홍준표, 대체 뭘 본 거야?

"MB 때는 군악대까지 왔는데, 영상 확인하라" 외쳤지만... 청와대 "외교 프로토콜 착각한 듯"

등록 2017.09.20 17:02수정 2017.09.2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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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과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을 깎아내리기 위해 미국 측 '의전'까지 문제삼았다.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에 도착했을 때, 미국 측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제기 자체가 '거짓'임이 드러났다.

홍 대표는 20일 회의에서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어제 우리나라 대통령이 뉴욕 공항에 갔는데 미국 측에서 단 한 명도 안 나왔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때 그런 광경을 연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가져왔다. 홍 대표는 "공항에 도착하는 동영상을 봤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갔을 때는 군악대까지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갔을 때도 그렇게 했다"고 했다. 또 홍 대표는 "(문 대통령 방문 때는) 아예 미국 측에서 한 명도 안 나오는 거 보고 레드 카펫도 없고...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그런 대접을 받은 일이 있느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더 나아가 홍 대표는 "기자 분들은 어제 (문 대통령이) 뉴욕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 광경을 검색해 보시죠, 그리고 과거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미국 갔을 때 미국에서 어떤 식의 의식을 했는지 면밀히 살펴보시죠"라고 제안했다.

그래서 살펴봤다.

<오마이뉴스>는 전직 대통령들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사진을 찾아봤다. 먼저, 이명박 전 대통령. 2011년 9월 20일 당시 이 대통령의 모습이다. 레드 카펫도, 군악대도, 미국 측 '영접'도 없었다. 오히려 '셀프'로 우산을 들고 있는 이 대통령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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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9월 21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제66차 유엔 총회 참석차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 한덕수 주미대사(왼쪽), 김숙 주UN 대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다음으로 2015년 9월 26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모습이다. 역시 군악대, 미국 측 영접객은 없었다. 다만, 레드 카펫은 깔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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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9월 26일 제70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어제 문 대통령이 방문한 사진을 확인해 보자. 세 대통령 모두 '푸대접'을 받았다는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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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에서 환영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를 두고 "그런 대접을 받고도 북핵 회담을 한다고 하고 있으니 참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타깝다"라며 "그만큼이나 문재인 패싱을 당하고 있음에도 정작 본인들은 그걸 숨기고 국민들에게도 숨기고 있다, 왜 그런 현상이 오게 되는지는 본인들이 좀 반성하고 대한민국 국격을 되살리는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 측은 일단 "홍 대표가 외교 프로토콜(규칙)에 대해 착각하셨거나 잘못 아신 게 아닌가 싶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나 실무 방문 때에는 미국 정부 환영객이 나오지만, 이번 방문은 미국 국빈 혹은 실무방문이 아니라 유엔 총회 참석"이라며 "과거 정부에서도 유엔 총회 참석 시에는 미국 정부에서 일부 실무자가 나오지 영접객이 나오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용히 덧붙였다. "유엔 총회에는 정상급만 100여 명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홍 대표는 지난 2일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두고 "사법사상 없을 것"이라고 말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불과 보름만에 홍 대표의 헛발질이 추가됐다.

#홍준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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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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