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사장, '진실이 드러나면 핵탄두'라 말해"

KBS 기자협회,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2차 진상조사 결과 발표... KBS "허위사실, 법적대응할 것"

등록 2017.09.21 12:47수정 2017.09.21 17:38
1
원고료로 응원
a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언론노조KBS본부 사무실에서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기사 보강 : 21일 오후 5시 38분]

고대영 KBS 사장이 2011년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직후 열린 KBS 내부 회의에서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면 핵탄두급이다"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KBS 기자협회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2차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기자협회는 고대영 당시 KBS 보도본부장이 '핵탄두급', '회사 불이익' 등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도청의혹 사건이 불거졌던 2011년 6월 직후 열린) KBS 내 중요회의에서 고대영 당시 보도본부장이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면 핵탄두급이다. 회사 불이익과 관련돼 얘기를 안 할 뿐이다'라고 한 당시 회의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대영 사장의 당시 발언만 미루어보면, 고 사장은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자협회는 또한 고대영 사장이 2011년 7월 황동진 당시 KBS 기자협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부를 통해서 '제3자'의 조력을 받았다는 사실만 들었을 뿐, 자세한 취재 경로와 제3자의 신분에 대해 일부러 정확하게 따져 묻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내부회의 때와는 다른 진술이다.

정필모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진상조사위원장은 "핵탄두라는 말의 맥락은 (고대영) 본인만 알 수 있다. 그래서 저희는 당시 보도본부장이라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고대영 사장에게 거듭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 직접 사장실 앞까지 찾아갔는데, 면담이 거부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고대영 사장은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핵탄두급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실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또한 "당시 정치부의 책임 있는 기자가 '상황이 더 악화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각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복수의 진술도 확보했다"며 "(고대영 사장을 포함해) 당시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부장급 간부들이 중차대한 진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자협회는 "이제라도 솔직히 털어 놓는 것이 이 사건을 매듭짓고 KBS가 신뢰 추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는 기자협회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KBS는 이날 오후에 낸 입장문에서 "'핵탄두급' 운운하는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대영 당시 보도본부장은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사실관계에 비추어 이런 언급을 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KBS는 "그동안 언론의 자유 존중 등 차원에서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도가 넘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허위 주장 관련자들과 이를 기사화 한 언론 매체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혀둔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은 지난 2011년 6월 한선교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진행된 KBS 수신료 관련 비공개 회의내용을 공개한 일을 말한다. 민주당은 장아무개 KBS 기자가 비공개 내용을 도청해 한나라당에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핵심적인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는 유야무야됐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6월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자체 조사를 벌였다(관련 기사 :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에 고개 숙인 KBS 기자들).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KBS #고대영 #기자협회 #정필모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