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움이 넘실대는 여수 화양면 서촌떡방앗간

가을에 찾아간 농촌 방앗간... 우리들 마음의 고향입니다

등록 2017.09.21 17:19수정 2017.09.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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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두 분이 선풍기 바람에 수수쌀 알곡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 조찬현


가을입니다. 가을은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이지요. 어느 맑은 가을날 가까운 시골 방앗간에 가보세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보세요. 하던 일 잠시 내려두고 시골 방앗간에 가보세요. 바쁘면 주말에 찾아가보는 것도 좋겠지요. 가을걷이가 시작된 가을날의 시골 방앗간은 풍요로움이 넘실댑니다.

차창을 스쳐 지나가던 가을 바람결이 정말 보드랍게 뺨에 다가옵니다. 황금 들녘의 고개 숙인 벼 이삭들도 가슴을 벅차게 하지요. 가을의 수확물을 갈무리해 방아 찧으러 온 시골 어르신들의 주름진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송편 찌고 떡 만들고... 수수방아 고추방아에 참기름도 짜

떡방앗간에서는 송편을 찌고 갖가지 떡들을 만듭니다. ⓒ 조찬현


지난 20일, 새벽녘에 찾아간 곳은 여수 화양면의 서촌떡방아간입니다. 떡방앗간에서는 송편을 찌고 갖가지 떡들을 만듭니다. 앞마당에서는 들녘에서 수확한 수수를 빻아 수수쌀을 만듭니다. 작은 방앗간에서는 햇볕에 잘 말린 고추의 붉은 열매를 빻아 고춧가루로 만듭니다. 매콤한 고춧가루 향기에 눈이 따가울 지경입니다. 참깨는 볶아서 고소한 참기름을 짭니다.

가을에 찾아간 농촌의 방앗간은 이렇듯 정겹습니다. 그래서 도심에 사는 우리들은 방앗간이라는 그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찡해지는 가 봅니다. 방앗간은 마음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요. 수확의 계절 가을에 찾아간 방앗간은 오랜만에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합니다. 한적한 시골마을 서촌에도 모처럼 활기가 넘칩니다.

갓 정미한 수수쌀 알곡입니다. ⓒ 조찬현


어르신이 갓 빻은 수수쌀을 선별중입니다. ⓒ 조찬현


붉은 수수쌀입니다. 수수쌀을 방앗간에서 직접 빻는 것 처음 봤습니다. 하기야 이 근처에서 수수 빻는 정미기는 이곳뿐이랍니다. 방앗간 주인아저씨는 그래서 화양면과 소라면은 물론이고 저 멀리 율촌면 일대에서도 이곳 서촌 방앗간으로 수수 방아를 찧으러 온다고 합니다.

할머니 두 분이 선풍기 바람에 이물질을 날려 보내고 수수쌀 알곡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붉은 수수가 잘 여물었습니다. 화양면 오천마을에서 온 할머니는 수수농사로 2가마를 수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kg에 1만 원 남짓한 수수쌀 가격에 못내 아쉬워했습니다.

"수수쌀 1kg에 1만 원뿐이 안 해요. 150평 농사지어서 2가마(80kg) 수확했어요. 잡곡밥에 넣어 먹고 떡도 해 먹고 그래요."  

여수 화양면 서촌떡방앗간에서 갓 빻은 고춧가루입니다. ⓒ 조찬현


고추분쇄기에서는 빨간 고춧가루가 쏟아져 나옵니다. ⓒ 조찬현


참기를을 짜기 위해 참깨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 조찬현


고추 방앗간에서는 일찍 찾아온 어르신이 고추를 빻습니다. 이곳 방앗간에서는 고추를 빻고 참기름도 짠답니다. 다른 어르신들은 밖에서 한가롭게 가을 햇볕을 쬐며 당신들의 순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추분쇄기에서는 빨간 고춧가루가 쏟아져 나옵니다. 가까이 다가서니 매콤한 고추 향기에 눈물과 재채기가 나옵니다. 참기름 짜는 곳에서는 참기름의 고소한 향내가 진동합니다. 지금 시골 방앗간은 가을걷이를 한 농산물 방아 찧기가 한창입니다. 앞으로 가을이 깊어갈수록 일손이 더더욱 바빠지겠지요.

어르신들이 서촌떡방앗간 앞에서 가을 햇볕을 쬐며 당신들의 순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조찬현


여수 화양면 서촌떡방앗간 전경입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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