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외치던 소성리 주민들, 서럽게 울었다

[현장] 성주 소성리에서 고 조영삼씨 마지막 노제

등록 2017.09.23 21:04수정 2017.09.2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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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고 조영삼씨의 마지막 노제가 23일 오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유족들은 노제에 앞서 사드가 배치되어 있는 롯데골프장 입구에서 추도기도회를 가졌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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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고 조영삼씨의 마지막 노제가 23일 오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진행됐다. 유족들은 노제에 앞서 사드가 배치되어 있는 롯데골프장 입구에서 추도기도회를 가졌다. ⓒ 조정훈


'사드 철회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분신한 고 조영삼씨가 영원한 안식을 갖기 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를 마지막으로 찾았다. 주민들은 눈물로 맞이했다.

23일 오전 장례를 치르고 장례를 치르고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영결식을 가진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미 대사관 앞에서 노제를 지내고 오후 5시30분 소성리에 도착했다. 이어 곧바로 사드가 배치돼 있는 롯데골프장 입구로 가 골프장 쪽을 바라보며 추모기도회를 가졌다.

약 20분간 추모기도회를 가진 유족들과 마을 주민들은 오후 6시30분부터 소성리 마을회관 앞 마당에서 1시간 가량 마지막 노제를 지냈다.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200여 주민들은 눈물이 흘리며 '사드 가고 평화 오라'를 외쳤다.

노제는 무용가 박정희씨의 진혼무에 이어 묵념, 고인 약력 보고, 추도사, 고희림 시인의 추도시, 가수 박성운씨의 추모노래, 제례, 유가족 인사, 제례굿 등의 순서로 진행됐고 마지막에는 만장을 앞세워 소성리 보건소 앞 삼거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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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박정희씨가 23일 오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진행된 고 조영삼씨 마지막 노제에서 진혼무를 추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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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진행된 고 조영삼씨 노제에서 별고을광대가 제례굿을 하고 있다. ⓒ 조정훈


김윤성 고 조영삼 시민사회장 장례위 공동위원장 겸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사드 철회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선에서 소중한 동지를 잃은 이 아픔을 어찌 감내해야 하는 것이냐"면서 "고인의 숭고한 그 뜻을 이어 사드를 뽑고 평화를 심는 결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현정 사드배치반대김천대책위 부위원장은 "님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가족들의 그것에 비하겠습니까마는, 각중(갑자기)에 날아든 비보는 믿을 수가 없다. 황망하고 슬픈 마음에 자꾸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선명한 평화주의자가 돼야겠다. 여기 계시는 가족들이 외롭고 힘들지 않게 늘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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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대를 외치고 분신한 고 조영삼씨의 노제가 23일 오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진행된 가운데 노제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눈물을 닦고 있다. ⓒ 조정훈


김도심 교무(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상임대표)는 "달마산에 평화의 염원이 모아져 평화공원이 만들어지면 아마도 영가께서는 바람이 되어 그곳을 찾는 모든 이들의 얼굴을 어루만져 주시며 행복해 하실 것"이라고 기원했다.


김 교무는 이어 "위대한 대한민국 1700만 촛불 여러분, 평화의 마중물로 먼저 가신 평화주의자 고 조영삼님의 뜻을 새겨 사드 뽑아내고 이 땅에 평화를 이루는 그날까지 함께 하자"며 "평화의 땅에 통일의 꽃으로 피어나시라"고 추모했다.

고희림 시인은 '평화의 바다로 먼저 가신 님께'라는 제목의 추도시를 통해 "미국땅인양 유유히 들어가는 사드를 보고는 / 소성리 할매들 분통을 더는 살아서 볼 수가 없어 / 자신의 몸에 불을 놓아 / 사드를 데리고 님은 평화의  바다로  먼저  가셨습니다"라고 노래했다.

고 조영삼씨의 부인 엄계희씨는 "소성리 어머니들이 사드 반대로 TV에 나올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은 같이 하지 않았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평화통일의 날이 올 때까지 한얼이 손 잡고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약속드리겠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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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소성리에서 마지막 노제를 마친 유족들이 고 조영삼씨의 유골과 영정을 앞세워 밀양으로 향하고 있다. ⓒ 조정훈


별고을광대의 제례굿을 마지막으로 노제를 마친 유족들과 주민들은 만장을 앞세워 소성리 보건소 앞 삼거리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의 노래를 불렀다.

주민들은 고 조영삼씨와 유족들을 태운 운구차량을 떠나보내며 마지막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운구차량은 이날 오후 9시쯤 경남 밀양의 밀양성당에 도착해 마지막 봉안식을 갖는다.
#고 조영삼 #노제 #사드 #소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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