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퇴진하라" 강원도 버전에 웃음 폭발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MBC경남 창원홀 앞마당 '결의대회' 열어

등록 2017.09.26 18:31수정 2017.09.2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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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경남지부는 26일 오후 MBC경남 창원홀 앞 마당에서 "김장겸 퇴진, 낙하산 사장 철폐 경남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김장겸 MBC사장 퇴진' 등을 내걸고 23일째 파업하고 있는 방송 노동자들이 경남 창원에 모여 '팔도 사투리 웅변대회'를 벌이며 한바탕 웃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경남지부는 26일 오후 MBC경남 창원홀 앞 마당에서 '김장겸 퇴진, 낙하산 사장 철폐 결의대회'를 열었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파업 이후 춘천과 대전에 이어 세 번째 지역 집회를 연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제주를 비롯해 언론노조 MBC본부 지역지부 조합원과 'KBS·MBC 정상화를 위한 경남시민행동' 등 50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집회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고, '새노리' 모듬북 공연, '4개 구호 펼침막 펼치기', 'MBC경남 인간 띠 두르기'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이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윤석빈 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방송 정상화가 될지 의심스러웠지만 이제는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백남기 농민의 진실을 알리지 못했다. 파업에 나서고서야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제2의 백남기, 제2의 세월호를 막아야 한다"며 "우리는 간절함으로, 절박함으로 싸울 것이다. 촛불의 간절함이 이어질 것이다.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도건협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여론조사를 보니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비율이 압도적이었다"며 "김일곤 경남MBC 사장도 물러나야 한다. 그는 부역에 깊이 관여했다. 전국 16개 지역MBC 사장도 다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가 제 역할을 했느냐. 지난 9년 동안 손 놓고 있었다. 이제 제역할을 찾고 있다. 9년을 기다렸는데 며칠을 못 기다리겠느냐"고 말했다.

손원혁 언론노조 KBS본부 경남지부장은 연대사를 통해 "국정농단 사태 때 공범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KBS도 국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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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경남지부는 26일 오후 MBC경남 창원홀 앞 마당에서 "김장겸 퇴진, 낙하산 사장 철폐 경남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김태석 언론노조 MBC본부 경남지부장은 "사천의 김재철(전 MBC 사장), 남해의 안광한(전 MBC 사장), 마산의 김장겸 사장이 이곳 출신인 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지역MBC 파괴 공작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 경남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은 지역MBC 최초로 강제 통폐합이 된 곳이고, 불공정 방송과 사내 민주주의 훼손이 가장 심했다"며 "경남MBC는 황용구 사장에 이어 현재 김일곤 사장도 지역MBC사장단협의회장으로, 김장겸 체제를 떠받드는데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주-창원MBC의 통폐합에 맞선 투쟁과 파업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징계자가 나왔다. 기자들도 공정방송 동영상에 참가해 13명이 징계를 받고, 인사고과 최하점수를 받았다"며 "저 역시 2012년 파업 때 정직을 받으며 보도국을 떠난 지 5년이 훨씬 넘었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이제 과거의 오욕과 부끄러움을 딛고 경남지부가 최전선에 나서려고 한다"며 "김장겸이 사장에서 물러나는 것뿐 아니라, 고향인 이곳 마산에 정치인으로 절대 발붙이지 못하도록, 또 낙하산의 상지인 김일곤 사장을 퇴진시키는데 우리가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집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행사는 '팔도 사투리 웅변대회'였다. 지역MBC 조합원들이 전라, 경남, 경북, 충청, 제주, 강원지역의 사투리로 발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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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경남지부는 26일 오후 MBC경남 창원홀 앞 마당에서 "김장겸 퇴진, 낙하산 사장 철폐 경남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다음은 이용철 조합원(강원영동)의 발언 전문이다.

"강원도 사투리 특성상 존댓말이 아닌 반말 표현이 많다는 점을 사전 양해 바랍니다.

저는요. 강원도 고라대이에서 온 MBC강원영동 이용철이래요. 야야 쪼매 내마를 좀 들어봐.

요새 MBC 댕기는 아들이 마카 부애가 마이 났어. 우째 그리 마이나? 그래가꼬 일은 싹 다 관두고 질바닥으로 이렇게 몰래댕기고 있어.

쩌기 서울 사장이 안 나가서 그렇다니. 김장겸이 안 나가니. 한 달째 개뛰드시 질바닥을 이리뛰고 저리뛰고 막 댕기다보니 고베이랑 잔댕이가 마이 아파 더는 못 뛰댕게.

근데, 그거 아나? 나라님 바뀌고 서울 사장 바뀔 때마다 저태있던 얌통머리들이 지역에 낙하산으로 아주 마이 와 어찌 그리 마이 와.

마커다 서울에서 싹 다해묵고 여기서까징 또 해먹을라고 오는데 중간에 짤래도 남은 월급 다받아가. 싹다 받아가 그게 누구껀지 아나?

내 갈쿼줄테니 똑때기 들어. 서울 아들 돈이 아니라 싹다 우리 돈이라니. 뭐 이런 게 다 있나?! 이거 마이 찌분 거 아니나?!

오늘 밤에 김장겸이 쥐약 먹은 가아지맹키로 빌빌대고 저태있는 낙하산들 깨구락지처럼 뛰믄 니네는 달라지는 게 쫌 있나? 난 없는데. 그전이랑 싹다 똑같을꺼 아니냐니.

니들은 뭐 하고 있나? 맨지기같이 가마이 있는거 아니나? 지역에서도 갈구치는거 고치고 질질이 날 뛰는 낙하산들한테 소래기 지르고 쿠사리 줘야 되지 않나? 안 그러면 가심이 마이 아플끼야. 눈 똑띠기 뜨고 잘 찾아보라니.

근데. 김장겸 여태 안 나갔나? 꾸물럭거리지 말고 빨리 좀 나가~ 알았나?!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워. 마이 고마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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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경남지부는 26일 오후 MBC경남 창원홀 앞 마당에서 "김장겸 퇴진, 낙하산 사장 철폐 경남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언론노조 #문화방송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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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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