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분위기가 달라졌다, 도지사 선거에 쏠리는 눈

[2018 경남도지사 선거 예상] 20여명 출마 거론 ... 일부 주자 벌써 뛰기도

등록 2017.09.30 11:50수정 2017.09.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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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자리는 누가 거머쥘까?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추석을 앞두고 경남지사선거에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경남지사는 '권한대행'이다. 지난 8월 부임한 한경호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지난 4월 9일 밤 11시 47분에 경남지사 사직서를 냈다. 5월 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였다. 한밤중 사직서 제출을 두고 일부에서는 '야반도주'라 비난하기도 했다.

홍 대표가 한밤중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였다. 경남도(의회)는 4월 10일 경남지사 궐위사실을 선관위에 통보했다. 결국 대선 한 달 전(4월 9일)까지 도지사 궐위사실이 통보되지 않아 보궐선거는 무산됐다.

그래서 경남지사는 1년 넘게 공석이다. 현직 도지사 없이 '무주공산'이 된 경남지사 자리를 두고, 전국 어느 곳보다 관심이 높다. 벌써부터 선거를 위해 뛰고 있는 주자들이 있는가 하면,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거론되는 사람도 있다. 그 수를 모두 합치면 20여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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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청 전경. ⓒ 경남도청


역대 선거는 어땠나? ... 지난 5월 대선은?

경남지사는 줄곧 보수정당들이 해 오다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변화가 있었다. 김두관 국회의원(김포갑)이 그해 치러진 경남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누르고 과반이 넘는 득표(53.5%)로 당선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홍준표 후보가 62.9%로 당선하면서 사태는 반전됐다. 홍 지사는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는 그보다 낮은 득표(58.9%)를 했지만 재선에는 성공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경남 분위기에도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결과, 경남에서 문재인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 36.73%(77만 9731표)를 얻어 선전했다. 득표수에서 홍준표 후보(37.24%, 79만 491표)에 비해 겨우 0.51%(1만 760표)라는 낮은 차이를 보였다.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후보는 앞서 경남에서 두 차례 치렀던 선거(도지사)보다 훨씬 낮은 득표를 하고 말았다. 시·군별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경남지역 내 큰 도시에서 홍 후보를 앞섰다.

대선 이후 문재인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높고, 경남도 전국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선을 전후로 해서 요즘도 민주당 경남도당에 입당하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에 따르면, 한 달에 수백에서 수천명이 입당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옛 새누리당(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이 민주당 경남도당보다 당원 숫자가 많았다. 그런데, 정당마다 당원 숫자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요즘은 민주당이 더 많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역의 한 인사는 "지난해 국정농단사태 이후 보수정당이 쪼개졌고,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계속 탈당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은 입당이 줄을 이었다"며 "요즘은 당원 숫자에 있어 역전 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시장군수와 지방의원들의 민주당 입당이 줄을 잇고 있다. 무소속이던 양동인 거창군수는 이미 민주당에 입당했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던 권민호 거제시장은 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민주당 입당을 희망하는 시장군수가 더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건 경남도 전국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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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화단 조형물. ⓒ 윤성효


민주당, 공민배 전 시장과 김경수 의원 등 거론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까닭인지, 민주당 출마 예상자들이 비교적 많다. 민주당은 대한지적공사 사장과 남해대학 총장을 지낸 공민배(63) 전 창원시장이 일찍부터 뛰고 있다. 공 전 시장은 지난 7월 '공감포럼'을 창립하고 사실상 선거 체제에 들어갔다.

공 전 시장은 "분위기는 민주당이 훨씬 좋다. 보수 진영에서도 수성하려고 할 것이고, 민주당이 한 번 붙어 볼만하다. 이전처럼 적어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움하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다"며 "실력이나 정책으로 대결할 수 있는 장이 펼쳐져야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아직 공 전 시장 이외에 경남지사 도전 의사를 밝힌 출마 예상자는 없다. 그렇지만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경남도당 위원장인 민홍철(56) 국회의원(김해갑)과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58) 국민대 특임교수, 마산 출신의 설훈(64) 국회의원, 문재인 대선후보 경남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낸 허정도(64) 전 경남도민일보 대표이사, 창녕 출신인 박영선(57) 국회의원 등이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김경수(50) 국회의원(김해을)이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 때 홍준표 전 지사와 맞서 36.1%의 득표율을 보였다.

김경수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초선이고, 국회의원 임기도 남아 있는데 중도사퇴하는 게 맞지 않다"며 "현재 국회의원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권민호(61) 거제시장도 민주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거제시장에 재선한 권 시장은 이미 경남지사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민주당 입당을 준비하고 있다.

권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 때 거제시장 선거에는 다시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 중앙당에서 정리해주는 대로 입당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당, 박완수 의원, 김영선 전 의원 등 10여명 거론

자유한국당도 출마예상자들이 많다. 국회의원 중에는 박근혜정부 때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66) 의원(마산합포), 재선인 윤영석(52) 의원(양산갑), 창원시장을 지낸 초선 박완수(62) 의원(창원의창), 홍 전 지사 때 행정부지사를 지낸 윤한홍(55) 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박완수 의원은 이미 두 차례 경남지사에 도전했던 전력이 있다. 박 의원은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와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 홍 전 지사와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패하고 말았다.

박완수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원으로 할 일이 많다. 국회의원 본분을 다하는 게 저를 뽑아준 지역민들에 대한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현재로서는 출마 뜻이 없음을 밝혔다.

전직 의원들도 여럿 거론되고 있다. 거창 출신으로 현재 자유한국당 고양일산서구당원협의회 위원장인 김영선(57) 전 의원과 19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안홍준(66) 전 의원은 이미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김영선 전 의원은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고, 최근 거창을 비롯한 지역을 돌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안홍준 전 의원은 지난 13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남지사 출마는 도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말했다.

경남지사와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김태호(55) 전 의원과 박근혜정부 때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지낸 김학송(65) 전 의원, 이명박정부 때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이달곤(64)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 북경대학 지도자연수과정을 밟고 있는 김태호 전 의원은 "보수 진영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나가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는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다. 연말에 귀국할 예정이다. 그 이후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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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청 전경. ⓒ 경남도청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 진보진영은?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새민중정당뿐만 아니라 무소속 출마 예상자도 있을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때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기로 한 만큼, 경남지사 선거에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에서는 강학도(57) 경남도당 위원장, 경남도의원을 지낸 홍순경(47) 양산갑지역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바른정당에는 국회의원을 지낸 신성범(54) 경남도당 위원장과 조해진(54) 밀양의령함안창녕지역위원장이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여영국(53) 경남도의원이 거론된다. 또 새민중정당 경남도당도 후보를 낼 수 있는데, 경남도의원을 지낸 석영철(53) 경남도당 위원장이 있다.

이밖에 진보진영에서 강기갑(64) 전 국회의원과 강병기(57)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무소속 고영진(70) 전 경남도교육감 등을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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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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