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부산 상륙작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018 부산시장 선거 예상] 산 넘어 산 서병수 현 시장 위협하는 여당

등록 2017.10.01 16:10수정 2017.10.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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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도전하는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내년 지방선거는 치열한 당내 경선과 훌쩍 커버린 여권을 상대해야 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선거가 될 듯 하다. ⓒ 정민규


내년 지방선거에서 가장 시선을 끌 사안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부산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될 듯하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선거판에 시동이 걸리면서 후보군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일찌감치 2선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시장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 최근 서 시장은 평소 시장급이 찾지 않던 동 단위 행사까지 방문하는 등 대민 접촉을 늘려 나가고 있다. 그의 약점으로 지목되어 온 '뻣뻣'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잰걸음이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쏠쏠하게 재미를 보았던 친박·집권 여당 마케팅을 이제는 기댈 수 없다. 거기에 더해 당내 관문을 돌파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의 갈등은 이미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병수 대안론'을 공공연히 흘리고 있는 홍 대표 측은 꽤 노골적이다. 홍 대표 측근들 입으로 전해지던 '서병수 대안론'은 최근 부산을 찾은 홍 대표가 지역 기자들에게 "(서 시장 외에) 대안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하기까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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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잡았지만... 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자유한국당은 치열한 경선을 예고한다. '서병수 대안론'에 불을 지피는 홍준표 당 대표에 맞서 서 시장은 "현직 시장 흔들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 경남도청


서 시장도 더는 참지 않고 "자당의 현직 시장을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 흔드는 게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홍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 경선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당에서는 홍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종혁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정훈, 유기준, 조경태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시장 선거에서 서 시장에게 밀려 출마하지 못한 박민식 전 의원의 활동도 주목을 받고 있다.

만약 서 시장이 당내 경선이란 고비를 넘는다 해도 측근의 구속으로 개입 의혹이 나돌았던 '엘시티 비리 사건'에 대한 공세가 이어질 거로 보인다. 당내 경선에서도 이것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걸 예상한 서 시장은 "차라리 서둘러 특검을 하자"며 털어내기에 나섰다.


전열 갖추는 민주당 "반드시 부산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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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으로 불어난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국회의원들은 내년 지방선거의 잠재적 후보군이다. 왼쪽부터 최인호(사하갑), 박재호(남구을), 김영춘(부산진갑), 전재수(북강서을), 김해영(연제) 의원, ⓒ 정민규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인물난을 겪던 과거는 그야말로 과거가 됐다. 거론되는 인물들이 다양해진 까닭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5석을 가져가며 파란을 일으켰던 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 의원들이 모두 잠재적인 시장 후보군이다.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박재호 의원의 출마설이 나돌지만, 경선 흥행을 위해 소속 국회의원들이 모두 출사표는 던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내각과 청와대로 입성한 부산 출신 인사 역시 민주당의 자산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시장 선거에 부정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다만, 끊임없는 차출설이 흘러나왔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출마 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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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했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으로 단일화를 이루었다. 당시 서 시장과 박빙의 접전을 벌인 오 전 장관은 최근 무소속 출마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정민규


지켜봐야 할 건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의 행보이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부산선거대책본부 상임본부장으로 선거를 이끌었던 오 전 장관은 그 이전 지방선거에서도 서 시장을 턱 끝까지 추격하는 득표력을 자랑했다.

정치 일선에서 한동안 떨어져 있던 오 전 장관은 최근 민주당 입당 대신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오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로 마음을 굳힌다면 민주당 유권자의 표를 일부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최대 변수 '단일화' 눈여겨봐야... "어느 때보다 치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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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청 ⓒ 정민규


최대 변수는 단일화이다. 한국당 등 보수 정당이 부산에서 독주 체계를 갖추었다는 인식은 이미 최근 선거를 보면 장담하기 어렵다. 가장 최근 선거였던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지역 득표는 38.71%로, 31.98%였던 홍준표 당시 한국당 후보를 눌렀다.

양자 대결이었던 6대 지방선거에서는 서 시장이 50.65%로 당선했지만, 야권과 단일화를 이루어낸 무소속 오거돈 전 장관이 49.34%로 접전을 펼쳤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여론조사 결과 등에 따라 각 진영의 단일화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보수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에서 가장 유력한 카드로 거론되는 건 김세연 의원. 아버지 김진재 전 의원부터 대를 이어 다져온 지역구(금정)의 두꺼운 지지에 40대 3선 의원이란 이력이 매력적이란 평가다.

꾸준히 지역 내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국민의당에서는 배준현 시당위원장과 김현옥 전 시당위원장의 출마 선언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안철수 당 대표가 고향인 부산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안 대표는 부산 방문에서 출마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 누구도 누가 시장 자리를 꿰찰지 예상하기를 어려워 한다. 다만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란 예측만큼은 분명하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동시에 보수 야당의 텃밭으로 평가되어 온 부산은 지난 선거를 거치며 극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어떤 쪽에 되었든 부산을 내어주는 쪽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치열한 선거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부산시장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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