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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 '에이스의 침묵'

러시아전서 또 무득점 부진... 신태용호, 깊어지는 고민

17.10.08 12:33최종업데이트17.10.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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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했다. 4골이나 내주며 무너진 수비가 최대 패인이었지만, 공격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해외파로만 대표팀을 꾸린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을 왼쪽 공격수로 기용했으나, 사실상 '프리롤'을 부여했다. 특정한 위치나 역할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실력을 발휘해보라는 뜻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공격 진영을 넓게 활용하며 다양한 돌파와 패스를 시도했다. 동료 선수들과 자주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진을 두드렸고, 프리킥을 차기도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전 들어 러시아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손흥민의 활약도 줄어들었다.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수비 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손흥민은 더욱 고립되었고, 상대의 태클에 걸리거나 공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보여줬던 날카로운 돌파와 슈팅은 보이지 않았다. 상대 수비가 더 많은데도 무리한 드리블을 고집하다가 공격의 흐름을 끊었고, 동료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결국 손흥민은 한국의 패색이 짙어진 후반 34분 남태희와 교체되며 득점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손흥민의 A매치 연속 무득점은 지난해 10월 6일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8경기로 늘어났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부진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일단 토트넘에서는 부담이 적다. 해리 케인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어 상대의 견제를 덜 받는 데다가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손흥민에게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는 선수가 많다.

반면 대표팀에서는 손흥민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된다. 또한 토트넘만큼 동료 선수들의 기량이 아직 뛰어나지 못하고, 손발도 잘 맞지 않는다. 토트넘에서보다 악조건인 것은 확실하다.

심리적인 부담도 크다.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자신이 반드시 골을 터뜨려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위축되고, 길어지는 무득점 행진으로 조급함까지 더해져 자신의 강점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손흥민이 짊어져야 할 숙명이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에이스의 부진은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현재로서는 손흥민이 대표팀을 이끌어야 하고,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는 것이 에이스다.

신태용호가 살아나려면 손흥민의 골이 터져야 한다. 부진에 빠진 손흥민이 오는 10일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는 과연 침묵을 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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