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전 통합" 홍준표에 유승민 "영감님은 신경 꺼라"

'한국당 안 변했다' 통합 논의 일축, 그러나 김무성 등 바른정당 통합파는 들썩들썩

등록 2017.10.11 15:48수정 2017.10.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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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개혁보수 지키겠다" 당대표 출마선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9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월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밝히고 있다. ⓒ 남소연


"그 영감님은 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라고 말하고 싶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발끈했다. 사실상 "우리 당에 신경 끄시라"고 말한 셈이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에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보수 대통합을 할 수 있는 길을 사무총장께서 공식적으로 시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13일 열리는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까지 통합 논의를 마무리 짓자고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한 셈이다. 그는 지난 10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바른정당이 전당대회를 치르면 통합은 물 건너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바른정당의 대표적인 '자강파'이자 차기 당대표 후보인 유 의원은 발끈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우리 당 전당대회는 우리가 알아서 한다"라며 불쾌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희는 저희 계획대로 지도부를 새로 뽑고 저희의 길을 갈 것"이라며 "자꾸 남의 당 전당대회를 방해하는 이런 행위는 저희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라고 경고했다.

앞서 흡수통합을 주장했던 홍 대표가 이날 "형식에 구애받지 말라"면서 '당대당 통합'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서도 "제가 생각하는 통합 조건이 전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유 의원은 "(통합하려면) 한국당이 제대로 변해야 하고, 홍 대표나 당 지도부 같이 늘 막말하고 국민 실망 주는 사람들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며 사실상 통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생각 다른 통합파, "통합 논의 성숙되지 않는다면 따로 결단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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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정기토론회에 참석, 시작을 기다리며 신문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바른정당 내 '통합파'는 홍 대표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당내 '통합파'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전 통합 논의를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는 홍 대표 등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 통합할 수 있다'는 조건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는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중간 과정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자강파에서 계속 통합에 선을 그으면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핵 위기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보수야당들이 좀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보수정당들의 통합만이 '답'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김 의원과 함께 '통합파'로 분류되는 황영철 의원 역시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새로운 대표가 선출되고 나면 그 이후에 통합 논의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전당대회 전 통합 논의'에 찬성했다.

그는 특히 "바른정당 내에 '당대당 통합' 논의가 성숙되지 않는다면 저희 통합파가 따로 어떤 결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면서 탈당 가능성도 시사했다.

불만 토하는 자강파 "자꾸 통합 얘기하면서 당 흔들고 있어"

한편, 자강파들은 "통합파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전 통합 논의를 둘러싼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전 통합 논의가 궤도에 올라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 김무성 의원 등을 겨냥해 "자꾸 통합을 얘기하면서 당을 분열시키고 흔드는 당 안팎의 그런 행위들을 중단해주길 바란다. 특히 당 식구들은 당의 운명을 같이 개척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국당·바른정당 3선 의원들이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것에 대해서도 "개인적 행동들이다. 당에서는 그런 통합을 위한 의원 간 사적인 모임에 동의해준 적도 없다"고 못 박았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오전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60여 명이 참여하여 '전당대회 이전에 당대당 통합 협상은 없다. 홍 대표의 발언은 바른정당과 상의 없이 한 개인의 입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예정된 '보수우파 통합추진위' 회동에 대해서도 "당과 상의 없는 개인 일탈에 불과하다"고 규정하고, 통합추진위에 이름을 올린 일부 의원들도 최대한 설득하여 합심해 전당대회를 성공시키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유승민 #통합 #김무성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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