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공유와 닮은 외모로 '사직 공유'라 불리는 손아섭 (사진: 롯데 자이언츠/ tvn) ⓒ 케이비리포트
3차전 대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롯데가 4차전에서 NC를 완파하며 분위기를 일신했다. 지난 13일 롯데의 승리는 그간 침묵하던 타선이 마침내 터졌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롯데 타선은 홈런 4방을 터뜨리며 에이스 린드블럼을 엄호했다. 이에 힘입은 린드블럼은 8이닝 1실점 역투로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렸다.
가을잠에 빠진 롯데 타선을 깨운 것은 바로 '사직 도깨비라' 불리는 손아섭이었다. 호투하던 상대 선발 최금강을 상대로 4회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4회 말 권희동의 동점 적시타가 터지며 1-1로 균형이 맞춰진 상황에서 손아섭의 방망이가 다시 불을 뿜었다. 최금강을 구원한 NC 필승조 원종현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포를 작렬한 것이다. 이번에는 2-1 상황에서 승세를 굳히는 3점 홈런이었다.
'사직 공유'가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자 침묵하던 주축 타자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배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4번 타자 이대호와 시리즈 내내 부진하던 리드오프 전준우가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 중반 추가점이 이어진 롯데는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시리즈 내내 타점이 없었던 4번 타자와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던 리드오프가 살아난 점이 긍정적이다. 롯데는 타선의 침묵을 깨고 홈구장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손아섭은 준플레이오프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활약했다. 롯데 타선의 침묵 속에 혼자만 야구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 롯데 타자들의 2017 준PO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가던 손아섭은 4-12로 크게 뒤지던 3차전, 8회초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시리즈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승부를 뒤집기엔 큰 점수 차 였지만 손아섭은 3루 베이스를 돌며 크게 포효했다. 위축된 덕아웃에 기운을 불어넣기 위한 다분히 의식적인 홈런 세리머니였다.
평소 손아섭은 극적인 홈런을 때리고도 과한 모션이 없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준PO에서의 손아섭은 달랐다. 롯데 타선을 이끄는 주축 타자로서 절박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 준PO 3차전, 크게 리드를 뺏긴 상황에서 홈런을 때려낸 손아섭이 베이스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
이런 손아섭의 진심이 전해진 것일까? 4차전 롯데 타선은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3차전까지 롯데는 다소 경직돼 있고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NC를 상대로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차전은 달랐다. 특히 손아섭의 연타석 홈런이 터진 이후에는 부담감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이었다. '진격의 거인'이라 불리던 후반기 롯데의 모습 그대로였다.
단기전은 이른바 '미친 선수' 활약 하나로 시리즈 전체의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3~4차전에서 손아섭이 터뜨린 3방의 홈런은 잠든 거인을 일깨웠다.
롯데는 4차전에서 린드블럼 카드를 썼고 올시즌 후반기 리그 최고의 에이스 레일리는 부상으로 5차전 출장이 불투명하다. 시리즈 최종전에서 외국인 투수 없이 난적 에릭 해커를 넘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 손아섭은 롯데를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 수 있을까? ⓒ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양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4차전을 기점으로 롯데의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롯데는 분위기를 타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다.
단판 결전이 된 2017 준플레이오프. 분위기를 탄 롯데 타선. 그리고 그 중심에는 FA 100억 원 돌파가 유력한 '가을 도깨비; 손아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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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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