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MBC 경영진, 직원들 인격살인"
끝내 울먹인 '전 MBC맨' 김성수

[국감-과방위] 질의 중 말 잇지 못하고 침묵... "이런 짓 해온 게 지난 9년간의 행태"

등록 2017.10.13 13:19수정 2017.10.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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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파업 발언에 울컥한 김성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마치고 손수건으로 눈주변을 닦고 있다. MBC 출신인 김 의원은 질의를 통해 MBC 파업사태를 언급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 이희훈


"앞서 한 야당 위원께서 노조의 행태가 시정잡배보다도 못하고 조폭 같은 일이라고 하셨는데, (현 MBC 경영진의 행태) 이거야말로 조폭 같은 일입니다. 이건 인격 침해이자 인격 살인입니다.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게 스케이트장을 관리시키고 영업사원으로 돌리고, 이런 짓을 해온 게 지난 9년 동안의..."

MBC 경영진의 행태를 지적하던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의 말이 갑자기 뚝 끊기고 정적이 흘렀다. 침묵이 30초 가량 이어지자 주변이 술렁거렸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장겸 MBC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 현 경영진이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조목조목 지적하던 중이었다.

얼굴이 붉어진 김 의원은 눈물을 참으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떨리는 목소리로 "죄송하다. 잠깐만 쉬었다 하겠다"던 그의 침묵은 30초간 더 이어졌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기도 했다.

정치권 입문 전 MBC 보도국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목포MBC사장 등을 역임한 김 의원은 현 MBC 경영진을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회적 범죄자들"이라 칭하며 "이런 일들을 실질적으로 배후 조종해온 사람이 지금의 김장겸 사장"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다음은 이날 김 의원이 발언한 내용 전문을 정리한 것이다.

"지금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 이사장을 나가라는 건 방송 장악'라는 게 일부 야당과 일부 종편의 주장이다. 저는 당연히 공영방송 사장이나 이사장의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들이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이행하고 정상적 업무를 수행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지금 김장겸 사장이나 고영주 이사장 같은 경우 심각한 위법 경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현저하게 위배한 사람들이다. 지금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법적으로 최종 판결이 나진 않았지만 사회적으론 범죄자들, 불법행위자들이라고 저는 본다. 이런 사람들 임기를 보장하는 게 맞는 일인지 저는 의문이 든다.

제가 불법행위자라고 말한 것은, 이들 불법행위나 범죄 사실을, 박근혜 정권에서부터 피해자들이 숱하게 승소한 재판 기록이 반증하고 있다.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에게 스케이트장을 관리시키고 그들을 영업사원으로 돌리고. (경영진이) 부당노동행위로 제소당해서 재판에서 지면, 이들을 한 방에다 몰아넣고 일을 안 주고. 악질적인 사업자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 공영방송에서 버젓이 벌어진 게 지난 9년 동안의 일이다. 앞서 한 야당 위원께서 노조 행태가 시정잡배보다도 못하고 조폭 같은 일이라고 했는데 이거야말로 조폭 같은 일이다. 인격 침해이고 인격 살인이다. <공범자들> 영화에서 나온 사례는 아주 단편적 사례였다.


이 자리에 있는 동료 의원이라 거론하는 게 적절한가 싶다만, 저와 함께 30년 가까이 MBC에 있었던 최명길 의원(국민의당)은 앞서 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유럽지사장 지내면서 30년 기자를 해온 사람이다. 이 사람이 MBC 떠날 때 마지막 자리가 경기도 수원지부 영업사원이었다. 이런 짓을 해온 게 지난 9년 동안의… (말이 끊긴 뒤 울먹이기 시작. 얼굴이 붉어진 채로 고개를 숙인 뒤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림. 고개 숙인 채 30초간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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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잠깐만 쉬었다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30초간 더 정적이 이어짐)

그리고 이런 일들을 뒤에서 실질적으로 조종해 온 사람이 뒤에서 배후조종해온 사람이 지금의 김장겸 사장이다. 그는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사장 거치면서 청와대와 여권과의 교감을 앞세워서 사실상의 사장 노릇을 해왔다. 이것을 적극 교사하고 묵인해온 사람이 고영주 현 이사장이다. 고영주란 사람은 입만 열면 (본인이) 애국시민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늘 아침에 MBC노조가 폭로한 내용을 보면, 그는 이권을 노린 브로커에 불과하다."

얼굴이 붉어진 채로 차분히 말을 이어간 김 의원은 앞에 앉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이런 사람들 임기를 보장하는 게 맞는 일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공영방송은 기본적으로 공정성 지켜야 하기 때문에 감독기관이 그런 점에서 감독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영진도) 적절한 품성과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또 고영주 이사장이 사업가 한아무개씨를 통해 여의도 MBC 사옥 관련 이권에 개입했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 "오늘 오전 보고는 받았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이날 마지막으로 옛 여권이 추천한 김경민 KBS 이사(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이사회를 사퇴한 것과 관련해 "본인은 이사회를 나가면서 자기가 나가는 건 언론노조의 부당한 압박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제 발이 저려서 나간 거다. 자기가 정당한 일을 했으면 버티는 건데 뭔가 두려운 게 있으니까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김장겸 퇴진 #김장겸 고영주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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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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