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들녘에 내린 하얀 눈, 정체는?

'섬진강 기차마을' 옆 곡성 충의공원에 구절초 꽃 수백 만 송이 활짝

등록 2017.10.16 10:25수정 2017.10.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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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와 어우러진 팔각정. 가을비가 내리다 멈춘 지난 10월 11일, 전남 곡성에 있는 충의공원 풍경이다. ⓒ 이돈삼


정말이지, 밤사이 하얀 눈이라도 내린 줄 알았다.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의 한 가운데에 있는 작은 동산이 온통 하얗게 변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구절초 꽃 군락이다. 황금들녘과 어우러진 하얀 꽃동산이다.

가을비가 잠시 그친 지난 10월 11일, 남도 들녘에서다. 구절초는 가을날 산과 들에서 아담하고도 앙증맞은 생김새로 하얀 꽃을 피워 매료시켰다.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 빛깔의 꽃도 있다. 국화과 중에서도 들국화에 가까운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아홉 번 죽었다가 다시 피어도, 그 모습 그대로라고 '구절초'라 이름 붙었다. 9월 9일에 핀다고 '구일초', 꽃이 고상하고 고귀해 신선의 어머니 같다고 '선모초'라 불리기도 한다. 그윽한 향이 일품이다. '순수', '어머니의 사랑'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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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충의공원에 군락을 이룬 구절초 꽃. 공원의 소나무 숲 빈 터에 하얀 구절초가 활짝 피어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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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구절초 꽃. 아홉 번 죽었다가 다시 피어도,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는 꽃이다. ⓒ 이돈삼


구절초가 군락을 이룬 곳은 '섬진강 기차마을'로 널리 알려진 전라남도 곡성의 충의공원이다. 공원은 곡성군 곡성읍 묘천리에 있다.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 뒤편이다. 섬진강 기차마을에서도 아주 가깝다.

4만㎡ 남짓 되는 공원에 구절초 수십 만 본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한 본에서 여러 송이의 꽃을 피우는 구절초의 특성을 감안하면, 꽃은 수백 만 송이에 이른다. 사방이 구절초 꽃 지천이다. '구절초공원'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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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물든 황금들판과 어우러지는 하얀 구절초 꽃 무더기. 가을비가 잠시 멈춘 지난 10월 11일 오후 곡성 충의공원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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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구절초 꽃과 누렇게 변해가는 벼논. 두 풍경이 한데 어우러져 마음까지 풍요롭게 해주는 곡성 충의공원 풍경이다. ⓒ 이돈삼


구절초 군락은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있다. 소나무 아래에 하얀 눈이라도 내린 것처럼 한 폭의 그림을 연출했다. 솔숲은 황금물결을 이룬 가을 들녘과 어깨를 맞대고 있다. 장관이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향 그윽한 구절초 차 한 잔이 절로 생각난다. 무겁던 머리가 가뿐해지는 것 같다. 구절초 술 한 모금도 그리워진다. 온갖 스트레스까지 개운하게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금세 구절초 향에 취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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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꽃길 사이로 난 산책로. 그 길을 따라 팔각정에서 내려온 마을주민이 걷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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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에 둥지를 튼 구절초 군락. 꽃송이마다 소나무와 어우러져 더 아름답다. 지난 10월 11일 곡성 충의공원 풍경이다. ⓒ 이돈삼


공원에 산책로도 잘 다듬어져 있다. 솔숲과 구절초 군락 사이로 난 꽃길이다. 그 길을 따라 뉘엿뉘엿 거닐며 구절초 꽃무더기를 감상한다. 솔향과 버무려진 구절초의 맑고 그윽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마음 속 깊은 곳까지 구절초의 향이 스며든다.

그다지 길지 않는 산책길이지만, 구절초의 향연에 취해 한참을 하늘거려야 했다. 날마다 걷고 싶고, 또 찾고 싶은 구절초 꽃길이다. 일상의 시름을 날리고, 몸과 마음에 활력으로 가득 채워진다. 안개가 낮게 깔리는 새벽녘에 찾으면 더 몽환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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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가 잘 다듬어진 구절초 군락. 곡성 충의공원은 소나무 숲에 난 길을 따라 구절초 꽃을 감상할 수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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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충의공원에 활짝 핀 구절초 꽃. 구절초는 가을날 산과 들에서 아담하고도 앙증맞은 생김새로 하얀 꽃을 피워 우리를 매료시키는 꽃이다. ⓒ 이돈삼


#구절초 #충의공원 #곡성 #구절초공원 #가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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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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