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자살각" 박근혜 구속연장 뒤 막말 쏟아내

'태극기' 집회....세월호 30분·최순실 태블릿 PC 언급하며 맹비난

등록 2017.10.14 20:14수정 2017.10.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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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인권유린 중단 및 무죄 석방 19차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 배지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친박 인사들이 도 넘은 막말을 쏟아냈다.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박근혜 대통령 인권유린 중단 및 무죄 석방 19차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대한애국당과 박근혜대통령무죄석방 1천만명서명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이 집회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3000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이들은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JTBC 손석희 사장을 내란죄로 고발하는 서명서에 서명을 하거나, 검찰에 제출된 최순실씨의 태블릿 PC가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SNS 담당으로 일했던 신혜원씨 소유라는 내용이 담긴 <미디어워치>를 읽었다.

이날 집회엔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조원진 의원, 허평환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이규택 전 국회의원,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변희재 대한애국당 정책위의장 등이 연사로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은 전날 발부된 박 전 대통령의 추가 구속영장을 두고 '잔혹한 정치보복'이라며 궤변을 늘어놨다.

가장 먼저 입을 연 허평환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하늘의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어제 정말 슬픈 대한민국의 현실을 봤다"며 "우리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해 창피하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나. 국가 원수를 6개월 동안 탈탈 털어도 아무 것도 나온 게 없는데 구속 연장이라는 현실을 마주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며 등장한 조원진 의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연장은 정치적인 인신 감금행위이며 가장 추악한 정치보복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의 아들딸과 손자 손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좌파정권과 투쟁해야 한다"며 "그들이 피를 원하면 태극기의 피로 대응하겠다. 죽음을 원한다면 죽음으로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지난 10일부터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을 반대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인권유린 중단 및 무죄 석방 19차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손석희 jtbc 사장에 대한 고발장 서명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 배지현


이들은 '세월호 30분'과 '최순실 태블릿 PC'도 언급했다. 

이규택 전 의원은 "10월 13일은 사법부 치욕의 날"이라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치욕의 날에 행해진 행태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뚱딴지같이 세월호를 들고나와 인상을 쓰면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막기 위한 하나의 공작이다. 문재인의 지시가 아니면 그럴 수 있겠나"라며 "사법부는 정권의 시녀로 타락해 죄 없는 박 전 대통령에게 구속연장이라는 희한한 것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보고 시점이 담긴 상황보고 일지가 사후에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에 최초 보고를 받았다고 알려졌으나 이번에 발견된 문서에 따르면 30분 앞당겨진 오전 9시 30분에 첫 보고를 받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 또한 헌법재판소에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사고 상황 및 조치 현황 보고서(1보) 받아서 검토"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탄핵심판 때 '세월호 최초보고' 내용까지 조작해 제출)

"박근혜 감옥에 갇혀 이대로 돌아가실지 몰라"

정미홍 전 아나운서는 이를 가리켜 "교통사고가 바다에서 났는데 그것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 씌우더니 다시 30분을 들고 나왔다. 도대체 몇 년을 우려먹으려고 하는 거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갇혀 계시다가 이대로 돌아가실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희재 정책위의장은 '최순실 태블릿 PC'가 가짜라고 주장했다. 그는 "태블릿 조작은 이미 드러났는데 공식화만 남은 게 아니냐"며 "실사용자가 전면으로 공개하고 나왔는데 한두 명 더 양심선언할 것이다. 손석희가 도망갔지만 (태블릿을) 밤새 분석한 변호사가 (재판) 증인으로 채택돼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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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박근혜 대통령 인권유린 중단 및 무죄석방 19차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 대학로에서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 배지현


신혜원씨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이었던 태블릿 PC가 자신이 사용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태블릿 PC가 최순실 소유라는 걸) 인정하는 등 증명이 다 끝났다"며 "(신혜원 등이 증인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검찰 입장에선 좋다. 사실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변 정책위의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자살각(자살하고 싶을 만큼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에 대한) 여론이 이제 그만하면 됐다는 거 아니었느냐"며 "문재인이 무리하게 밀어붙이는데 벼랑으로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 자살각이다. 오래 못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발언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종로로 가는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태블릿 PC 진짜 사용자 양심선언! 손석희를 구속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걸었다. 중간중간 "대통령은 죄가 없다", "무죄 석방"을 외치기도 했다. 사회자는 "절대 경찰과 싸우지 말라"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연장되고 경찰이 우리한테 오히려 친절해졌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구할 세력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구속영장 #조원진 #정미홍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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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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