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치원의 특별한 책읽기 교육

[충남의 유아교육은?-8] 서산 서림유치원의 인성 교육법

등록 2017.10.16 10:02수정 2017.10.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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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은 아이들이 중심인 '잘 놀고, 잘 배울 수 있는' 유아 성장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 인권이 존중되는 안전한 유치원, 소통하고 공감하는 유치원을 강조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유아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충남 유아교육 현장을 둘러보았다. 현장탐방은 오는 11월까지 월 두 차례 연재 예정이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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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서림초 유치원 원아들이 독서교실 프로그램에서 책 내용을 들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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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서림초 유치원 원아들이 독서교실 프로그램에서 책 이야기에 빠져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 심규상


"친구야 나와라!"

아이들이 일제히 외쳤다. 익살스러운 돼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돼지와 관련한 노래를 합창했다.

"...밥 달라고 꿀꿀꿀..."

"친구야 나와라!"

이번에는 여우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동요를 배우는 음악 시간이 아니다. 충남 서산 서림 유치원(원장 한 근)의 독서 교실 시간이다. 이날 1일 어린이도서교실(서산시립도서관 주최)의 독서지도사가 선택한 책은 <내가 잡은 예쁜 물고기>다.


책을 읽기 전에 책 속에 등장하는 동물을 호기심을 잔뜩 불러일으키고 노래를 부르며 소개하고 있다. 책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유치원에서는 '솔솔 책 향기로 유아의 꿈과 끼를 키워요' 제목의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독서체험, 독서행사, 재능기부로 채워진다.

독서체험, 독서행사, 재능기부에서 독서 실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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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서림유치원 원아들이 독서실에서 '도전 골든벨' 행사를 하고 있다. ⓒ 서산 서림유치원


독서체험은 이날 선보인 '찾아가는 1일 어린이 독서 교실'외에도 충남서부평생학습관 도서관 체험학습이 있다.

독서행사도 독후화 그리기 대회, 도전! 그림책 골든벨, 동요 동시대회 등 다양하다. 재능기부 활동은 국학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이야기 할머니의 동화 감상하기, 매일 점심시간을 이용한 학부모와 함께 동화책 읽기 시간 등으로 채워진다. 원아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교육도 학부모의 재능기부활동으로 벌이고 있다.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한근 원장은 "유아기에 형성된 독서습관은 이후 성인기의 생활에 토대가 된다"며 "유아들이 책을 가까이하는 경험을 통해 올바른 독서 습관과 창의적 표현력을 갖춘 미래 인재로 자라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성교육도 독서교육 실천에 답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유치원은 '아동 사랑 조회'시간도 갖는다. 매월 한 차례씩 원장이 인성 동화를 들려주고 있다.

놀자, 느끼자,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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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선 서림유치원 한 근 원장이 인성조회를 하고 있다. 매월 한 차례씩 교훈이 되는 동화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 서림유치원


서림 유치원의 교육과정은 '놀자, 느끼자, 사랑하자'로 요약된다. '잘 놀기' 위한 프로그램은 전통놀이가 차지하고 있다. '느끼는' 활동으로는 텃밭 가꾸기, 숲이랑 놀자, 산책 활동을 하고 있다. '사랑하자'는 어깨동무하자는 것이다. 친구를 칭찬하고 인성동화를 감상하고 밥상머리 교육을 하는 것 등이다.

이에 대해 한 원장은 "원장의 리더십과 우수한 교사, 학부모 신뢰가 뒷받침돼야 유아교육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한근 원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언제 부임했나?
"공모원장으로 2014년 3월이다. 그동안 교직원과 소통과 화합으로 열린 원장이 되도록 노력했다."

-서림 유치원만의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을 한가지 꼽자면?
"독서교육에도 힘쓰고 있지만 한 가지를 더 꼽으라면 전통놀이 교육을 들고 싶다. 지난 2014년 교육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에 '전통문화 예술 경험으로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유치원'이라는 주제로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통놀이, 전통 풍속, 전통 음식 등을 유아들의 발달수준에 맞게 소개했다. 그러다 보니 전통놀이교육이 유치원의 키워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차량운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신 차가 운행하는 시간 동안 아이와 교사와 함께하고 있다. 아이들은 다른 유치원에 비해 아침 한 시간 일찍(8시부터), 저녁에는 한 시간 더 늦게(오후 6시까지) 유치원에 머문다. 그런데도 유아들과 학부모의 만족감은 높다. 교육과정을 내실화에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원장 리더십-우수한 교사-학부모 신뢰 삼위일체 교육"

-교육과정을 어떻게 내실화했나?
"교육 내용을 특성화했다. 중요한 것은 특성화 강사를 섭외하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자체연수를 통해 자체인력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특성을 살린 교육과정을 누리과정에 연계했다. 또 유아과정 발달책임제를 통해 유아마다 발달단계와 수준에 맞게 교과과정을 재구성하고 있다. 책 읽기, 전통놀이도 마찬가지다. 운영위에서 벌인 교육과정 만족도 조사결과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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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근 서산 서림 유치원장 ⓒ 심규상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는 얘긴가?
"그렇다. 발달이 늦은 아이도 있다. '대추나무는 가장 늦은 봄에 잎을 보이지만 가을이 되면 누구보다 먼저 달고 튼실한 열매를 준다' 발달이 늦거나 부족한 아이에게는 따뜻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눈을 맞추고 있다."

-유치원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핀란드에 원장 연수를 갔을 때다. 유아교육의 성공 요인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원장의 리더십과 우수한 교사, 이를 신뢰하는 학부모의 삼위일체가 뒷받침돼야 교육이 성공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매우 공감했다. 한국의 유치원 현장 교육에서도 이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후 계획은?
"임기가 올해까지다. 학부모 참여를 활성화해 지역과 함께하는 유치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한편, 서림 유치원은 지난 2007년 단설유치원으로 개원했다. 현재 만 4세 반-만 5세 반으로 6학급(일반학급 4학급, 특수학급 2학급) 107명의 유아가 통합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림유치원 #서산 #충남도교육청 #누리과정 #유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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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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