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감독님 "함 더 해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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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포츠()등록 2017.10.17 20:45
롯데의 가을 야구가 아쉽게 막을 내렸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올 시즌 롯데의 마지막 공식경기였다.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올해 롯데는 많은 희망을 보여줬다. 그런데 아직 조원우 감독과의 재계약 발표가 없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이 조원우 감독과의 계약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이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고 완벽한 감독은 없다는 점에서 재계약은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

5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한 롯데 ⓒ 롯데자이언트


조원우 감독의 약속

조원우 감독이 팬들과 약속한 팀컬러는 강한수비와 마운드였다. 작년에는 그 약속을 반만 지켰다. 팀 타율과 홈런이 리그 하위권으로 처진 가운데 방어율도 전체 7위에 머물면서 팀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수비는 분명 좋아졌다. 2015년에는 전체 수비율 9위, 실책도 K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지만 2016년에는 최소실책 2위, 수비율 전체 2위를 기록하며 좋아졌다.

2016 롯데

타격: 팀홈런 8위(134개), 팀타율 8위(.288)

투구: 팀방어율 7위(5.63)

수비: 최소실책 2위(91개), 수비율 2위(.983)

올해는 약속을 다 지켰다. 수비는 번즈의 합류로 더 좋아졌다. 실책은 리그에서 가장 적었고 수비율도 전체 1위였다. 그러는 가운데 마운드 재건에도 성공했다. 지난 시즌 조원우 감독이 생각했던 선발진은 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이 튼튼한 가운데 박세웅과 박진형 같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망주 투수들이 단기간에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흔들리는 어린 선수들을 조원우 감독은 꾸준히 기용했고 올 시즌 김원형 코치의 조련 하에 젊은 투수들이 알을 깨고 나왔다. 박세웅은 12승을 올리는 토종에이스로 성장했고 김원중도 선발진의 한자리를 꿰찼다. 박진형도 후반기 불펜의 활력소가 되었다.

2017 롯데

타격: 팀홈런 4위(141개), 팀타율 6위(.285)

투구: 팀방어율 3위(4.57)

수비: 최소실책 1위(86개), 수비율 1위(.984)

이처럼 롯데가 강한 수비와 투수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조원우 감독 덕분이다. 조원우 감독은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젊은 투수들에게 찬스를 준 장본인이다. 특히 시즌 초 김원중과 박진형의 투구 간격을 조절해준 배려가 후반기 대약진을 이뤄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조원우 감독은 화려한 언변도 없고 언론에 자주 노출되지는 않지만 취임 시 약속했던 수비력 강화와 마운드 재건이라는 중요한 공약을 보란 듯이 이뤄냈다. 그 결과가 올해 5년만의 가을야구였다.

조원우 감독은 내년에도 롯데에 남을까 ⓒ 롯데자이언트


완벽한 감독은 없다

로이스터 감독 시절 롯데가 다음 라운드 진출에 잇따라 실패하자 많은 팬들이 새로운 감독을 요구했다. 이제 우승권 전력을 갖추었으니 가을야구에 약하고 작전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로이스터 대신 지략이 뛰어난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롯데가 암흑기를 끝내고 가을야구를 맛보자 팬들은 행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욕심도 났던 것이다. 이제 가을 야구는 됐고 우승을 하고 싶다는 것.

지금 상황도 비슷하다. 8888577 만큼은 아니었지만 롯데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4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이 상위권도 아니었다. 그런 악조건을 이겨내고 조원우 감독이 부임 2년 만에 팀을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팀의 체질도 바꿨다. 수비는 강해지고 마운드는 젊어졌다. 지금 롯데의 젊은 투수들은 대부분 조원우 감독이 기회를 줘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올 시즌 80승(구단 역대 최다승)과 3위라는 성적은 오롯이 조원우 감독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팬들은 욕심이 생겼다. 이 정도 전력이 갖춰졌으니 세밀한 작전도 없고 뭔가 답답한 조원우 감독을 경질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 감독이 오더라도 팀을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 감독이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지는 와봐야 아는 것이다. 모든 것이 물음표 투성이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이 내년에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는 예상할 수 있다. 올 시즌 구축한 전력의 상당수가 아직은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조원우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더 성장하도록 돕고 수비는 강화하는 관리야구를 이어나갈 것이다.










우리나라의 스타 감독이라고 불리는 많은 감독들도 완벽하지는 않다. 누구는 혹사 야구라고 비난받고 누구는 큰 경기에 약한 감독으로, 누구는 선수들 덕에 감독생활 편하게 했을 뿐이라고 비난받는다. 이제 세상에 완벽한 감독은 없다는 점을 인정하자. 그리고 조원우 감독과의 재계약을 더 이상 망설이지 말자.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김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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