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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목 빠지겠네... 속편 제작에 20년 걸린 영화들

[기획] <블레이드 러너2049>부터 <매드맥스>까지, 원작과 속편 흥행은 별개

17.10.18 14:05최종업데이트17.10.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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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걸작이라 불리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로 지난 12일 개봉했다.

1편이 1982년에 개봉했으니 속편이 무려 35년 만에 나온 셈이다. 사실 <블레이드> 시리즈처럼 속편이 나오기까지 30년 이상 걸린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기준을 20년으로 조금 낮추면 제법 많은 영화를 발견할 수 있다. 20년도 사람이 태어나 성인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니 매우 오래 걸린 케이스다. 오늘은 1편이 나온 후 속편이 20년 이상 걸린 작품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소개에 앞서 프리퀄이나 리부트는 제외했음을 알린다.

[하나] <월 스트리트> →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 이십세기폭스/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1987년에 개봉한 영화 <월 스트리트>는 월가를 배경으로 인간의 탐욕과 자본주의의 생리를 적나라하게 그린 작품으로 영화 <플래툰>의 올리버 스톤 감독이 연출했다. <월 스트리트>는 <블레이드 러너>와 마찬가지로 개봉 당시에는 평단의 혹평과 관객의 외면 속에 저조한 흥행기록을 세우고 말았지만 이후 많은 작품에 영향을 끼치며 재평가를 받았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플래툰>의 찰리 쉰을 주인공 버드 폭스로 내세웠으며 버드 폭스의 아버지로는 마틴 쉰을 캐스팅해 화제가 됐다. 이 작품에서 고든 게코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마이클 더글라스는 1988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가 영화 속에서 남긴 "탐욕은 선하다(Greed is Good)"는 대사는 이후 숱하게 인용되기도 했다. 영화는 개봉 당시 북미에서 438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1편의 아쉬움을 덜고자 23년 만인 지난 2010년 속편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를 내놓았다. 고든 게코 역에 마이클 더글라스가 복귀했고 젊은 배우 샤이아 라보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1편의 주인공 찰리 쉰도 카메오로 출연했다. 영화는 2008년을 배경으로 세계금융위기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다뤘다.

그러나 속편 또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흥행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7천만 달러가 투입된 속편은 북미 5247만 달러를 포함해 전 세계 1억 3474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거두는데 그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2편은 후일에 재평가받을 일도 없을 듯하다.

속편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에는 1편의 주인공들 중 제프 골드블룸과 빌 풀만은 그대로 출연 했지만 윌 스미스의 출연만은 불발 되었다. 3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첫째는 2000만 달러가 넘는 출연료, 둘째는 가족과 함께 출연 요구, 셋째는 아이가 사는 집 근처에서 촬영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윌스미스는 사진으로만 등장했다.

[둘] <인디펜던스 데이> →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대표작인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는 외계인의 침공과 그에 맞서 싸운 미국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1996년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쓴 메가 히트작이었다.

당시 제작비 7500만 달러가 투여됐고 북미에서 3억616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거뒀다. 전 세계 8억17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는 물론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는데 21년이 지난 아직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다.

지금 보면 다소 아쉬운 CG지만 당시로는 최고 수준으로 1997년 69회 미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보커 엔젤이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22회 새턴어워즈에서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최우수 SF영화,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고 보커 엔젤은 또 한번 최우수 특수효과상을 수상했다.

<인디펜던스 데이>는 1996년 7월 26일 국내 개봉해 서울 관객 92만322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다. 국내 비디오시장에서도 13만 장 판매고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배우 윌 스미스, 빌 풀만, 제프 골드브럼이 주연을 맡았다.

전형적인 '미국 만만세' 스토리에 반감을 사기도 했다. '윈도(Window)' 운영체제도 아니고 UFO를 PC 바이러스로 감염시켜 무찌른다는 황당한 설정으로 비판도 받았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은 영화 개봉 전 필름을 입수해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과 빌 풀만 등과 함께 백악관에서 영화를 감상했다. 에머리히 감독은 백악관 폭파 장면 때문에 걱정했지만 정작 클린턴 대통령은 보고 오히려 좋아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6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20년이 지나서 속편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를 내놓았다.

속편 역시 롤랜드 감독답게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이번에도 황당한 스토리와 갈피를 못잡는 연출이 문제였다. 평단의 융단폭격은 물론 흥행성적도 전편에 못 미치며 가까스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에 머물렀다.

무려 순제작비 1억6500만 달러가 투여된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북미에서 1억314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 세계 3억8968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거뒀다.

중국시장을 겨냥해 달기지의 수장을 중국인으로 설정하고 중국의 미녀 배우 안젤라 베이비를 캐스팅했다. 중국에서 총 7535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감독은 개봉 당시 3, 4편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흥행부진으로 후속작 이야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 상태다.

속편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는 1편의 주인공들 중 제프 골드브럼과 빌 풀만은 그대로 출연 했지만 윌 스미스의 출연은 불발됐다. 3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첫째는 2천만 달러가 넘는 출연료, 둘째는 가족과 함께 출연 요구, 셋째는 아이가 사는 집 근처에서 촬영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윌 스미스는 사진으로만 등장했다.

[셋] <덤 앤 더머> → <덤 앤 더머 투>

ⓒ 뉴라인시네마/유니버설


1990년대 코미디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화 <덤 앤 더머>는 영화 <메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로 유명한 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 형제의 감독 데뷔작이다. 코믹 연기의 귀재 짐 캐리와 제프 다니엘스가 주연을 맡았다. 제목처럼 영화는 바보와 더 바보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제목 <덤 앤 더머>는 한때 바보 콤비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이 코미디 영화는 17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해 1994년 12월에 개봉했으며 북미 1억2717만 달러를 포함 2억4727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크게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서도 서울 관객 17만 명을 동원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영화는 8년 뒤인 2002년 두 주인공의 옛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이 만들어졌다. 프리퀄 영화 <덤 앤 더머:해리가 로이드를 만났을 때>는 주인공으로 짐 캐리와 제프 다니엘스가 아닌 전혀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패럴리 형제 또한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 제작비 1900만 달러를 들인 이 영화는 전 세계 3926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치며 흥행참패했다.

2014년 11월, 1편 이후 20년 만에 속편 <덤 앤 더머 투>가 개봉했다. 속편은 패럴리 형제가 감독을 맡았고 짐 캐리와 제프 다니엘스 콤비도 다시 뭉쳤다. 4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되었던 속편은 개봉 첫 주 479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덤 앤 더머 투>는 북미 8600만 달러를 포함 전 세계 1억6983만달러의 극장수입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속편은 1편을 답습한 스토리와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완성도, 그리고 지나치게 야한 농담으로 일관한 개그 코드 등으로 평단의 혹평을 받아야 했다.

[넷] <매드 맥스3> →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석유고갈과 대공황 속에 사회기반이 무너진 근미래를 무대로 경찰 맥스(멜 깁슨)가 폭주족 일당들과 싸운다는 스토리의 <매드맥스> 시리즈는 1979년 첫선을 보이고 1985년 3편까지 내놓게 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 시리즈는 영화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3편이 끝인 줄만 알았던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 시리즈는 무려 30년 만에 귀환했다.

2015년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란 제목으로 개봉한 4편은 노쇠한 멜 깁슨 대신 톰 하디가 맥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실상 진짜 주인공이라고 봐도 무방한 퓨리오사역에 샤를리즈 테론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조지 밀러 감독의 놀라운 연출로 만들어진 사막 자동차 추격 장면은 평단과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극찬세례를 받았다.

결국 영화는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미술상을 비롯한 6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조지 밀러 감독도 감독상과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여주인공 샤를리즈 테론은 43회 새턴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에는 제작비 1억5천만 달러가 투입돼 북미 1억5405만 달러를 포함 전 세계 3억7885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선 개봉 당시 38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었다. 개봉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차기작으로 <매드 맥스: 웨이스트랜드> 제작이 예정돼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영화속편 블레이드러너 매드맥스 덤앤더머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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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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