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방선거 18세 참정권, 국회가 응답하라

17일 촛불청소년인권법 제정연대 충남지역 감담회 열려

등록 2017.10.18 10:56수정 2017.10.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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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주리 공동집행위원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 이재환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1919년 3.1 운동의 주역인 유관순이 2016년 박근혜 정권 시절의 학생이었다면 어땠을까.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된 특정 주장이나 개인적 편견을 학교 내에서 벽보 등을 통해 주장함으로써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학생'이 되었을 수도 있다. 물론 인용한 문장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권 시절의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내린 공문 내용이다.

유관순 세대는 물론이고, 유관순 열사가 3.1운동을 할 무렵 갓 세상에 태어났던 세대들 중에는 16세의 나이에 첫 아이를 낳고 훌륭히 키워 낸 분들이 많다(기자의 할머니는 16세에 기자의 아버지를 낳으셨고, 기자의 외할머니 또한 16세의 나이에 기자의 어머니를 낳으셨다).

요즘 청소년들의 증조할머니 뻘 되는 세대까지도 16세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16세의 청소년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결코 어리지 않다는 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거꾸로 흐르지 않았을 텐데,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 가까운 시점에 다다른 지금은 오히려 청소년들을 미성숙한 어린아이로 취급하고 있다.

촛불혁명 이후,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논의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보수 정당과 정치인들은 청소년들이 아직도 미성숙하다고 믿고 있다. 청소년들의 개혁적인 성향이 보수정치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탓일까. 18세 참정권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선거 연령 18세로 하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안전행정위 법안 심사소위를 통과했다. 하지만 안전행정위 전체회의에서 법안 상정이 무산되고 말았다.

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 따르면 선거 연령 기준은 1948년 21세 이상, 1960년 20세 이상, 2005년 19세 이상으로 세 번 바뀌었을 뿐이다. 2012년 19대 총선 직전과 2014년 지방선거 전과 2015년 19대 국회에 이어 촛불혁명을 이루어낸 2017년 현재까지도 18세 참정권은 대한민국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청소년 참정에 관한 한국의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대한민국은 OECD 34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19세 참정권 국가다. 16세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는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뉴질랜드, 미국, 멕시코, 영국, 헝가리, 폴란드, 프랑스, 독일, 호주 등 32개국은 18세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 아산시민연대에서는 청소년인권법제정과 관련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 역시 18세 참정권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발제를 맡은 주리 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참정권이 없다 보니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며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인권을 주장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 정국에서 청소년들은 박근혜 정권을 물러나게 한 주역 중 하나다. 촛불정국에서 쏟아낸 청소년들의 자유발언은 침묵하고 있던 기성세대를 광장으로 불러 모으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지난 겨울의 촛불집회가 혁명으로까지 칭송 받고 있지만 그 주역인 청소년들은 혁명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주리 위원장은 발제문을 통해 "(우리 사회는) 정치 참여와 사회참여는 늦은 나이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교육은 되도록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여기는 문화"라며 "한국 정부는 1991년 UN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지만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아동의 휴식권, 참여권, 표현의 자유, 폭력으로부터의 안전은 현실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청소년들의 인권신장을 위해서는 청소년의 정치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리 공동대표 발표한 발제문의 맨 앞장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2018 지방선거는 청소년이 참여하는 첫 번째 선거로', '청소년 인권, 이제는 국회가 응답하라'. 
#청소년 #청소년 참정권 #18세 참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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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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