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색 케이크' 들고 온 이정미 "자유한국당 빼고 개혁연대하자"

취임 100일 기자회견... "정치 개혁으로 촛불혁명 완성해가겠다"

등록 2017.10.18 15:31수정 2017.10.18 15:31
3
원고료로 응원
a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촛불 1주년을 맞아 개혁입법연대에서 출발해 촛불 연합정치를 실현해 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무지개색 케이크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상징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국회에 난데없이 무지개색 케이크가 등장했다. 케이크 포장지에는 '사랑은 무지개 색이다'라고 적혀있었다. 18일 열린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무지개색 케이크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달콤한 케이크와 다정한 대화만으로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정의당은 앞으로도 성소수자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정미 대표도 간담회 시작 전 기자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공식 발언을 시작하며 "지난 100일간 노회찬·심상정 이후 새로운 리더십이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꾸면서 3세대 진보정치의 안정적 연착륙을 이끌었다", "많은 분들이 '(정의당이 반대한 인사는 낙마하게 된다는)정의당 데스노트'를 주목해주셨다"라고 자평하면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먼저 노동의 개념을 확대하고 노동정책을 재설계하겠다."

간담회 시작 후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대표의 얼굴은 진지해졌다. 이 대표는 이후 30여분 넘게 진행된 간담회에서 노동문제 해결, 개혁입법연대 제안은 물론 한미정상회담, 신고리 5·6호기, 보수 대통합 논의 등 당면 현안과 관련한 입장들을 쏟아냈다.


"100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파리바게트 불법파견 고발"

첫 화두는 노동이었다. 이 대표는 노동의 개념 확대를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기준만으로 나뉠 수 없는 노동자가 너무 많아졌다"라며 "예를 들어 편의점 노동자의 진짜 사용자가 편의점주인지 가맹본부인지, 독립성이 없는 가맹점주가 과연 자영업자가 맞는지 현행법으로는 쉽게 답할 수 없고, 각종 배달앱 업체 배달노동자의 사용자가 누구인지 모호하다. 현행법은 이들에게 노동조합 할 권리도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전향적이지만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정책에서 노동자에 대한 개념은 물론 사용자의 개념 또한 획기적으로 넓히고 노동정책의 접근법을 바꿔나가야 한다. 정의당이 그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취임 100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파리바게트의 제빵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 고발을 꼽기도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청년 노동자들이 삶의 현장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0~30대 제빵 기사들, 청년노동자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의당이 총동원됐을 때가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자유한국당 빼고 개혁입법연대하자"

a

취임 100일 맞은 이정미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촛불 1주년을 맞아 개혁입법연대에서 출발해 촛불 연합정치를 실현해 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이날 이 대표는 개혁법안들에 대한 개혁입법연대를 여야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말뿐인 협치가 아니라 개혁을 위한 연대가 시작돼야 한다"면서 "촛불 1주년을 맞아 개혁입법연대에서 출발해 촛불연합정치를 실현해 갈 것을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 때 각 정당의 공약 중 공통된 것부터 이번 정기국회에서 실현해 가면 된다"라며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4당이 실업부조 도입 등 실업안전망 개혁과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선거권 18세 인하 선거제도 개혁을 공약한 마당에 힘을 모으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4당이 합치자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서도 "탄핵 과정을 잘 복기해보면 답이 나온다. 당시 새누리당을 설득해 탄핵이 이뤄진 게 아니라 국민들 바람과 열망에 충실했을 때 결국 새누리당 내부 '비박'이 탄핵에 가담한 것"이라고 첨언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일부의 보수 대통합 논의를 "구태"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명분 없는 보수통합 논의가 노골화되고 있는데 이는 박근혜 없는 친박정당 만들기에 불과하며, 구태한 양당제를 불러올 것"이라며 "모두들 국민을 위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지만 실상은 자기세력 덩치 키우기에 골몰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 촛불혁명은 대한민국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지만 그 변화는 유독 국회 앞에 멈춰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뻔뻔함 멈춰야"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신고리 5·6호기 건설 결정, 한미정상회담 등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투쟁'을 언급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희생자라는 자기최면에 빠진 것 같다"면서 "노골적인 옥중 정치투쟁으로 또 다시 분열과 극한대립을 조장하고 있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두환 노태우 두 전 대통령도 그렇게 옥중투쟁을 했지만 결국 죗값을 치러야 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이명박 전 대통령 또한 4번째로 수감되는 전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지난 5년간 죗값을 치르지 않은 것일 뿐, 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밀린 이자는커녕 원금도 못 내겠다는 그 뻔뻔함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고리 5·6호기 결정 문제에 대해서는 "탈핵을 약속한 대통령의 공약대로 즉각 백지화 돼야 한다"고 했고, 다음달 7일부터 8일까지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강조하는 공동선언이 채택돼야 한다"며 정의당의 입장을 전했다.

"정치개혁으로 촛불혁명을 완성하겠다."

끝으로 이 대표는 선거제도 개편과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의 제목도 '취임100일, 촛불 1년, 촛불혁명의 완성은 정치개혁'이었다. 이 대표는 "제 역할 못하는 의회를 대신해 언제까지 국민들께 광장으로 나와달라 할 수 없다"라며 "선거제도 개혁으로 민주주의의 버전업을 이뤄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선거제도개혁과 관련해 다른 당과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다른 당과 여러 의견들을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당론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얼마 전 대화를 나눠 당의 입장이 정의당과 거의 동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모든 국민을 대변한다면서 결국 아무도 대변하지 못하게 만드는 선거제도를 바꾸고 국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30년 만에 있는 개헌을 한낱 권력게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이끌고 노동, 생명, 젠더평등, 소수자 권리 등 기본권을 강화해서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도록 개헌 논의를 인도해내겠다"면서 "대한민국에 근본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도록 정의당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정미 #정의당 #노동 #성소수자 #개헌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