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순직군인 부인에 "무슨 일 벌어질지 알고 입대" 막말

트럼프 "날조됐다" 반발... 전임 대통령들 공격했다가 '역풍'

등록 2017.10.19 06:30수정 2017.10.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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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순직 군인 유족에 대한 무례 논란을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순직 군인의 유족에게 막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프레데리카 윌슨 민주당 하원의원은 최근 니제르에서 전사한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의 부인 마이시아 존슨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들은 말을 공개했다.

윌슨 의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병장의 부인에게 "당신의 남편은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알고 니제르 복무를 지원했겠지만,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존슨 병장인 목숨을 잃을 것을 알고도 입대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존슨 병장은 최근 니제르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과 교전을 벌이다가 전사한 미군 장병 4명 중 한 명이다. 그의 유해는 전날 미국에 도착했으며, 부인 마이시아와 자녀들은 공항에서 유해를 맞이하며 오열했다.

윌슨 의원은 "부인 마이시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크게 울면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라며 "마이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편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니제르에서 전사한 장병의 4명을 언급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곧 전화할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돌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임 대통령들이 대부분 순직 군인의 유족에게 전화도 안 걸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서실장을 비롯한 순직 군인의 가족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했다는 역풍을 맞고 있다.


트럼프 "날조됐다"... 유족들 "대통령이 무례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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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리카 윌슨 민주당 하원의원의 주장이 날조됐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갈무리. ⓒ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의 여성 의원이 내가 순직한 군인의 부인에게 했던 말을 완전히 날조했다"라며 "증거도 갖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증거가 어떤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윌슨 의원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트럼프의 말을 듣고 남편을 잃은 미망인에게 절대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존슨 병장의 부인에게 남편의 시신과 얼굴을 보는 것이 끔찍할 수 있기 때문에 관을 열고 장례식을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역겨운 사람이며, 나도 증거가 있다"라고 맞섰다.

존슨 병장의 어머니 코완다 존스-존슨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가 걸려왔을 때 나도 옆에 있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례(disrespect)를 범한 것은 맞다"라고 밝혔다.

존스 병장의 어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는 요청은 거부했지만, 윌슨 의원이 공개한 대화 내용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답했다.

현지 언론은 윌슨 의원이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순직 군인과 상이 군인이 절대적 존경을 받는 미국 사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프레데리카 윌슨 #순직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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