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인상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충남 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

등록 2017.10.19 14:57수정 2017.10.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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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25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도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근 교육부와 근속수당 3만원 지급과 처우개선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일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추석 직전인 지난 9월27일부터 10월11일까지 추석 연휴 내내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세종충남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9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정규직 대비 60%에 불과한 저임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근속수당제도 도입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사용자(교육부) 측이 교섭합의 전제조건으로 통상임금 산정기준 시간을 243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변경할 것을 고집하면서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최저 임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따르면, 현 시급 6539원을 기준으로 월 243시간을 일할 경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 달 월급은 160만원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교육부의 안대로 209시간을 일할 경우, 시급이 7530원으로 오르더라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57만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교육부 안대로라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장 내년에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총 근로 시간이 줄면서 덩달아 임금도 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교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가뜩이나 급여가 적은데 여기서 더 줄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학교비정규직 근로자 A씨는 "쥐꼬리 만한 월급으로 세식구가 먹고 살고 있다"며 "급여가 줄어드는 마당에 근로시간이 준다고 해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정규직 노동자 B씨도 "아이들 겨울 점퍼 하나만 사도 30만원이 넘는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박봉을 감수하며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고은 교육공무직세종충남지부 부지부장은 "교육부는 예산을 세워 제대로 된 근속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도 정규직 대비 80%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육부와의 교섭이 결렬 될 경우 오는 25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이다.
#학교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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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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