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세요" 여야 난타에도 버틴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국감-교문위] 고 백남기 농민 사망원인 기록 책임 추궁에도 "열심히 하겠다"로 일관

등록 2017.10.23 15:26수정 2017.10.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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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충남대학교에서 진행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대와 서울대병원 등 10개 국공립대학과 대학병원에 대한 국정감사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변경'과 관련한 책임을 묻는 여야의원들의 '사퇴 요구'에 "열심히 하겠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대와 서울대병원 등 10개 국공립대학과 대학병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23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에서 진행됐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된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와 관련,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사퇴하라"고 한 목소리로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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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23일 충남대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전국 6개 국립대와 4개 국립대병원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국민의당 이동섭(비례대표)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외인사'라고 저와 여러 의원들이 주장했다, 그럼에도 백선하 교수는 '병사'라고 끝까지 주장했다, 온 국민이 뻔히 아는 사실인데...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그런 주장을 어떻게 계속할 수 있느냐"며 "그런데 이제 정권이 바뀌니까 '외인사'로 바꿨다, 이런 사태를 일으킨 책임자로서 국민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병원장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서 원장은 "그 동안 백남기 농민과 관련하여 공식적으로 말씀드린 적은 없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 드리고, 고인이 평안히 잠들기를 기도하겠다"면서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유한국당 이종배(충북 충주시)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지난 해 국감에서는 백선하 주치의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는데, 정권이 바뀌니까 주치의의 의견이 바뀌지도 않았는데 사망진단서를 변경했다, 병원 입장이 바뀐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서 원장은 "백 교수는 아직도 병사라고 주장한다, 다만 유족들이 소송을 제기해서 전공의가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주치의가 입장을 바꾸지 않았는데도 정권 눈치를 본 것 아니냐"며 "병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동섭 의원과는 다른 의미로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대전 유성갑) 의원이 나섰다. 조 의원은 서울대병원 이사장인 성낙인 서울대총장에게 질문했다. 그는 "백남기 농민 사건과 관련하여 3가지 측면에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사장으로서 이사회를 소집, 병원장 해임을 의결하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이 지적한 3가지 문제는 첫째 백남기 농민 사인 논란과 관련, 서울대병원이 지난해와 올해 보인 혼선이다. 이로 인해 서울대병원의 위상과 권위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2만 건의 백남기 농민 의무기록 무단열람이다. 이로 인해 무려 156명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62명은 사용자 계정이 확인도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법에 대해 병원장이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세 번째는 특검에서 나왔던 서 병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이다.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와 그의 동생이 특검에서 진술한 내용을 등을 보면, 서 원장이 박씨 등으로부터 고급 양주와 상품권 100만원, 에르메스 벨트와 넥타이를 받았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성 총장에게 "이쯤 되면 서울대병원 이사장으로서 이사회규정에 따라 당연히 서울대병원장의 해임건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따졌다.

이에 성 총장은 "지난 1년 동안 서울대병원에서 많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총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국민들께도 송구스럽다"며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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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충남대학교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대와 서울대병원 등 10개 국공립대학과 대학병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된 가운데, 국감장 밖에서 서울대병원 노조 등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뿐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경기 용인시을) 의원은 박채윤씨의 특검 진술을 토대로 박씨가 서 병원장에게 전달했다는 4가지(양주, 상품권, 벨트, 넥타이)의 수수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박채윤씨가 발렌타인 30년산 한 병과 상품권 1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는데, 받은 사실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서 병원장은 "받은 사실이 있다 없다는 현재 이 사건을 노조가 검찰에 고발한 건이 있기 때문에 법정에 가서 말씀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법정에서는 말할 수 있고 국민 앞에서는 말 못하느냐, 그것은 받았다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서 병원장은 "그런 뜻은 아니다, 법정에 가서 말씀 드리겠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이에 김 의원은 "벨트와 넥타이는 받았나, 안 받았나"라고 따졌고, 서 병원장은 "그것도 법정에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은 서 병원장의 각종 문제를 싸잡아서 책임을 추궁했다. 노 의원은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사망원인 변경과 관련하여 국민들로부터 서울대병원의 신뢰가 심각하게 추락했다, 최근에는 간호원들의 임금을 착취했다고 하여 비난을 사고 있다, 병원장은 국정농단에도 관여되어 있고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며 "이 지경인데도 병원장님은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서 병원장은 "하여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그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밖에도 더불어민주당 박경미(비례대표) 의원은 서 병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을 언급하며 '책임지라'고 요구했고, 같은 당 손혜원(서울 마포구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이 됐고 최순실은 구속이 됐다, 이 마당에 그 자리에서 버티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쯤은 내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사퇴를 압박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나경원(서울 동작구을) 의원도 "서울대 출신으로서 오늘 같이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며 "서울대병원이 지난해에는 지난 정권 눈치를 보고, 올해는 올해 정권을 눈치를 보고 있다, 병원장님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라"고 사퇴를 압박했다.

이 같은 여야 의원들의 쏟아지는 '사퇴 압박'에 대해 서 병원장은 끝까지 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대지부 등은 이날 국감장 밖에서 "박근혜-최순실 낙하산 서울대병원장 이제 그만 물러나세요", "서울대병원 적폐청산, 의료농단 책임자 처벌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서창석 #서울대병원 #국정감사 #고백남기농민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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