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장관, 15년 전 성추행 드러나 자진 사퇴

여기자 무릎에 손 올려... "군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등록 2017.11.02 13:43수정 2017.11.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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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의 사퇴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영국 국방장관이 15년 전 성추행 사건이 뒤늦게 불거져 전격 사퇴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 2002년 한 여기자의 무릎에 손을 올려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물러났다.

팰런 장관은 "나의 과거 행동을 포함해 여러 주장이 제기됐다"라며 "다수는 사실이 아니지만, 나의 행동이 영광스러운 군의 높은 기준(standards)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퇴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10년 전이라면 나의 행동이 용인됐을지도 모르지만, 그동안 문화가 바뀌었고 이제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라며 "영국의 국방장관을 수행한 것은 엄청난 특권이었다"라고 소감을 나타냈다.

최근 여기자 줄리아 하틀리 브루어는 "15년 전 공식 만찬장에서 한 공직자가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라며 "나는 그에게 얼굴에 주먹을 날릴 것이라고 조용하고 정중하게 경고했고, 그가 손을 거두었다"라고 폭로한 바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브루어가 말한 공직자가 팰런 장관이라고 보도했고, 팰런 장관은 브루어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당시 브루어에게 사과했고, 둘 다 그 일이 모두 끝난 것으로 알았다"라고 밝혔다.

브루어도 "(팰런 장관의 사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만약 그의 사퇴가 15년 전 나의 무릎에 손을 올렸던 일 때문이라면 가장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최근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으로 미국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영국으로 확산되면서 정치인들이 연루되고 있다.

집권 보수당 하원의원이자 국제통상부 차관 마크 가니어는 여비서에게 성인용품 심부름을 시킨 것이 드러나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됐고, 스티븐 크랩 전 의원도 면접을 보러온 19세 여성 지원자에게 외설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팰런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의회도 스스로 돌아봐야 하며, 메이 총리는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팰런 #미투 캠페인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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