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리본 단 한국당 "고영주 불신임안=피의 숙청"

"보궐승계 권한 강탈한 이사들 참여" 반발,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환영"

등록 2017.11.02 20:15수정 2017.11.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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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2일 기자회견에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안 가결을 비판하고 있다. ⓒ 김성욱


자유한국당이 2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 가결에 "피의 숙청"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바른정당 역시 "방송정상화란 '탈'을 쓴 방송장악"이라고 힘을 보탰다(관련기사 : MBC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 가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고 이사장 불신임안 통과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의 숙청으로 가는 공영방송의 빗장을 끝내 열었다"라며 "불법적이고 반민주적인 폭거에 개탄하며 원천무효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성태 의원(비례대표) 가슴에는 '공영방송'이라고 쓰여있는 근조 리본이 달려 있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방문진)이사 구성부터 잘못되었고, '보궐 승계' 권한을 강탈해 선임한 부정 이사들이 참여한 결정이므로 명백한 원천무효"라며 "경거망동하지 말라. 법적 무효 투쟁이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정권의 불법적 횡포를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바로잡아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방송법 개정안 심사 착수를 주장했다. 그는 "이 정권에 경고한다. 이미 방송장악 레드라인을 넘었다"면서 "폭거와 피의 숙청을 즉각 멈추고 방송법 개정을 기다려야 한다. 방송 강제 개편을 중단하고 방송법 개정안 심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소리 높였다.

바른정당도 "참담하다"는 입장이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어제는 김장겸 사장 해임안 제출, 오늘은 고영주 이사장 해임 결의, 그야말로 숨 돌릴 틈도 없다"라며 "방송정상화란 '탈'을 쓰고 행해지는 방송 장악 기도가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고 역량을 총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여당은 야당일 때 방송 중립성과 독립성을 주장하며 방송법 개정안을 내놓더니 여당이 되어서는 노골적으로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라며 "방송법 개정안을 보류시킨 의도가 이런 걸 위해서인가"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당연한 결정" 환영한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방송법 개정안 처리 주장도


반면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모두 고 이사장 불신임안 가결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다만 국민의당은 "청와대와 여당이 방송법 개정은 회피하고 자신들 입맛에 맞는 인물로 방송사 경영진을 교체하는 데 매달리는 것도 옳지 않다"며 다소 결을 달리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MBC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 통과는 MBC 정상화를 위한 국민의 바람과 언론종사자들의 눈물겨운 투쟁의 성과"라며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MBC와 KBS)두 방송사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두 달이 되어 간다. 불신임안 통과를 계기로 MBC와 KBS의 지상파 방송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김장겸 MBC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의당도 고 이사장 불신임안 가결을 두고 "MBC가 드디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물꼬가 트인 것"이라며 평가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무도한 권력자들이 잠시나마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는 있겠지만 마냥 영원할 순 없다"라며 "오늘 방문진의 의결을 시작으로 마봉춘을 좋은 친구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고 이사장은 박근혜 정권이 방송 장악을 위해 방문진에 내리꽂은 원초적 부적격자였다. 당연한 결정"이라고 평했다. 다만, "전 정권의 방송 장악을 적폐로 규정한 새 정부가 법과 절차를 외면하고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를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무리 목적이 옳다고 해도 그 절차와 방법도 정당한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라며 "지난해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먼저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이 법에 따라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것이 정당한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양 대변인은 불신임안 가결에 반발한 한국당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집권한 시절에 자행한 방송장악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한 방송사 경영진을 비호하며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고영주 #자유한국당 #MBC #방문진 #박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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