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살아남는다, AI시대 대처법

[책 뒤안길] 김은식 지음 <로봇시대 미래 직업 이야기>

등록 2017.11.12 14:13수정 2017.11.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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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니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시대니 인공지능 로봇시대니 참 시끄럽다. 이제 신세계가 전개될 거란 장밋빛 미래 청사진을 그려 놓고 들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가 본격적으로 세상의 일들을 맡아 하게 되면 사람이 하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러지 않아도 실업인구가 늘어나는 지구촌에서 다가오는 시대에는 인공지능 기계에게 인간은 일자리를 빼앗기고 말까. 벌써부터 이런 기우에 대하여 나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 왜냐하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깃발을 내걸고 농악을 하며 논두렁을 밟던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마을 농악대에서 호적을 불었다. 그때는 농사를 지어야 먹고 사는 줄 알았다. 농사꾼, 그것도 농악대의 일원인 아버지가 그리 위대해 보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 줄 안다. 지금은 농사를 짓는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들어가는 노동력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수입을 얻는다는 걸 안다.

4차 산업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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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 미래 직업 이야기> (김은식 지음 | 나무야 펴냄 | 2017. 10 | 152쪽 | 1만2000 원) ⓒ 나무야

지금은 농자천하지대본의 시대가 결코 아니다. 물론 농사는 인류역사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종사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계화로 인하여 그 숫자는 점차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더욱 줄어들 것이다.

1차 산업이 줄어들며 사람들은 2차, 3차 산업으로 그 일자리를 옮겼다. 마찬가지의 현상이 4차 산업시대에도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농업과 같은 1차 산업보다 다른 신산업들이 무척 발달한 시대를 산다. 농사를 지을 수 없으면 다 굶어죽을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을 지낸 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이 하는 일을 가로챈다 해도 결코 사람의 일거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기계가 만들어져 모든 일들을 다 그것이 떠맡는다 해도 그것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의 일감이 바뀌는 것이지 일거리를 잃는 게 아니다. 이런 평소의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책을 읽었다. 김은식이 쓴 <로봇 시대 미래 직업 이야기>가 그것이다.

저자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거나 인공지능이 미처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에게 점점 일을 빼앗기다가 결국 아무 일도 할 수 없거나 인공지능이 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두 부류 모두 다른 일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다 인공지능이 놓친 일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저자는 '우리는 어떤 일을 하며 살게 될까?'라는 질문을 하며 이 문제에 대하여 실제적인 좌표를 제시한다.

어린이들이 성장했을 때 그들의 직업은 지금의 것과는 다를 것이란 걸 말한다. 책은 어린이들에게 미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가르치는 목적으로 쓰였다. 그 내용은 앞으로 올 인공지능 AI, 사물인터넷 loT,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슬기롭게 맞아야 하는지 일러준다.

"인공지능은 어떤 일이든 훌륭하게 잘 해낼 수 있긴 하지만,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하고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는 점이 있어. 그래서 인공지능에게 어떤 일을 시켜야 할지, 또는 그 일을 하게 했을 때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사람의 몫이라고 했어."(148쪽)

사람 같은 로봇 만드는 것보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게 먼저

그렇다. 사람에게는 인격이란 게 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똑똑한 기계라 해도 인격을 가질 수 없다. 물론 앞으로 냄새도 맡고, 감정도 표현하는 인공지능이 보편화 될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기계는 기계다. 똑똑한 기계. 그걸 만든 인간을 능가하는 기계는 상상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에서나 상상하고 거기까지만 가야 인간이 인간으로 남을 수 있다. 저자는 악한 사람이 인공지능을 악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래서 "사람 같은 로봇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사람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또 이렇게 잇는다.

"그런 훌륭한 도구를 가지고 더 불평등하고 힘든 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는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렸어. 다가 올 미래에 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해."(152쪽)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사람이 우선이다. 사람이 만든 도구인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을 슬기롭게 사용해야 한다. 도구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동차, 인공지능을 탑재한 바둑기사,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가전제품들, 인공지능을 탑재한 번역기...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책은 '컴퓨터가 프로그램으로 사람의 머리 대신 기억하고 계산하는 기계였다면, 인공지능은 사람의 머리 대신 배우고 생각하고 예상하는 일을 하는 기계'라고 규정한다. 예로 이세돌과 격돌해 승리했던 알파고를 든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책은 2016년 등장한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대시버튼'을 예로 들며, 이걸 냉장고나 세탁기에 붙이면 냉장고가 음식이 떨어지면 스스로 쇼핑몰에 알려 상품을 구매하고, 세제가 떨어지면 스스로 구매한다고 말한다. 아마 이것보다 더한 신세계가 멀지 않았다.

앞으로 인간과 거의 닮은 로봇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벌써 그렇게 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로봇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래도 난 인간은 인간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한다. 직업 또한 달라질지 모르지만 여전히 인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책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AI시대에도 기계는 기계이고 인간은 인간이다. 그러나 변혁에 알맞은 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 더욱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인간다움이나 인격을 살려나가야 한다. 그래야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을 뒤엎는 혁명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로봇 시대 미래 직업 이야기> (김은식 지음 | 나무야 펴냄 | 2017. 10 | 152쪽 | 1만2000 원)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로봇 시대 미래 직업 이야기 - 우리는 어떤 일을 하며 살게 될까?

김은식 지음,
나무야, 2017


#로봇 시대 미래 직업 이야기 #김은식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AI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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