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믿어달라"던 MB, 2017년엔 "과거에 발목 잡혀"

2007년 대선 때 각종 의혹 부인하며 "믿어달라"한 후 몰표 당선

등록 2017.11.10 16:17수정 2017.11.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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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4일 열린 이명박 예비후보 정책설명회에서 울산상공회의소 7층 대강당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이 이명박 예비후보가 "의혹에 대해 "믿어주시겠습니까"고 외치자 이명박을 연호하고 있다 ⓒ 박석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인터넷 여론 조작 지시 의혹 등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 "나라가 과거에 발목 잡혔다"면서 비판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자 인터넷상에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이같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도곡동 땅, BBK 등을 두고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들에 대해 일축하며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 믿어주시겠습니까'를 외친 것을 연상하게 한다. (관련기사 : 울산 간 이명박, 지지자들에 "믿~습니까?")

2007년 7월 당시 이명박 전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는 울산 정책설명회에서 각종 의혹들에 대해 "믿어주시면 승리할 수 있다"고 했고 대통령 후보가 된 후 몰표를 얻어 당선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이 전 대통령은 그때처럼 자신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을 일축하고 살아날 수 있을까?

2007년 대선 이명박 열풍 배경은 "경제 살리겠다"...경제 살아났나?

2007년 대선때 영남권 보수층을 중심으로 이명박 후보 열풍이 불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 마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서민들이 희망을 갖고 환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같은 당 박근혜 예비후보 조차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밀리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7월 4일 오전 11시부터 울산상공회의소 7층에서 열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 정책설명회'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들을 두고 "7월에 여러 문제가 불거질 것이지만 검증위에서 당당히 밝힐 준비가 돼 있다. 여러분 믿어주시겠습니까'를 10여번 외친 뒤 "믿어주시면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울산상공회의소를 가득 메운 한나라당 당원 등 지지자들은 "여러분, 믿어주시겠습니까?"라고 묻는 이 전 대통령 말에 "예"라며 환호와 박수를 보낸 후 '이명박'을 연호했다.


고무된 이 전 대통령은 "열심히 살아오면서 그릇도 깨고 손도 베는 삶을 살아 왔을 수도 있다"고 한 후 "뭐, 검증이다 뭐다 해서 6월 고생을 많이 했는 데 7월에도 또 고생할 것 같다. 믿거나 말거나 막 나온다"도 일축했다.

특히 그는 "어떤 권력 가진 사람이 뒤에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당(당시 한나라당)내 어떤 후보가 저를 전과 14범이라 하던데, 저도 모르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뒤를 캐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는 위장 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30년을 잊었다가 그런 실수를 저지른 것을 알았다"면서 사실을 인정한 후 "내 자식에게는 공부를 시켜보자는 과욕이 있었고, 그때는 대통령이 될 생각이 없어 그런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이 될 수 없을 만큼 실수하거나 도덕적 잘못을 하지 않고 살았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피해나갔다.

이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울산을 비롯한 각 시도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연설을 하며 연호를 받았다. 결국 박근혜 예비후보를 제치고 한나라당 후보가 된 후 본선에서 여당의 정동영 후보를 크게 앞선 몰표를 얻어 당선됐다. 10년이 지난 현재 그는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돌파할 수 있을까?

#이명박 #2007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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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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