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다온 날, 가장 행복해 한다"

[충남의 유아교육은? - 11] 자연과 놀이 수업 위해 뭉친 아산 5개 유치원 교사들

등록 2017.11.15 10:18수정 2017.11.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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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은 아이들이 중심인 '잘 놀고, 잘 배울 수 있는' 유아 성장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 인권이 존중되는 안전한 유치원, 소통하고 공감하는 유치원을 강조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유아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충남 유아교육 현장을 둘러보았다. 현장탐방은 11월까지 월 두 차례 연재 예정이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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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지역 한 유치원 원아들이 잔디밭에서 들놀이를 하고 있다. ⓒ 심규상


지난 달 25일, 충남 아산지역에 있는 5개 유치원 원장, 원감,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3월 모임을 시작으로 네 번째다.

모임 구성원은 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온양온천초등학교병설유치원, 온양동신유치원, 배방유치원, 아산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다. 이 모임은 교사들이 스스로 만들었다.

모임 이름은 '자연 나눔 동아리'. 유아들에게 자연친화적인 '들놀이'를 교육하기 위해 만든 동아리다. '들놀이'란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 산책하고 자연물을 갖고 놀고 관찰하고 좀 더 들여다 보는 체험 활동을 말한다. 유치원 마당과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는 바깥놀이 활동과 숲 체험 등 다양한 자연 친화적인 놀이와 체험이 포함된다. 들놀이는 이 동아리에서 자체 정의한 용어다.

'들놀이' 누리과정 용어 만들고 보급나선 유치원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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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지역 한 유치원 원아들이 인근 숲에서 놀고 있다. ⓒ 심규상


이 모임의 교사들은 자연과 함께 하는 '들놀이'는 유아들이 밝고 고운 마음을 갖게 만들어 바르고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는 데 최고의 교육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동아리 활동의 첫 목표를 들놀이가 무엇인지 정확히 공부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날도 총신대 정대현 교수로부터 '4차 산업혁명, 숲교육에서 답을 찾다'는 주제로 전문가 연수가 진행됐다.

이들은 앞서 순천향대 나귀옥 교수를 통해 ' 바깥놀이의 실제', '자연과 독서와의 만남'을 주제로, 한국과 외국의 바깥놀이 시설 및 창의적인 놀이방법에 대해 배웠다. 또 인근 온양 동신초등학교 유은상 교장으로부터는 '유치원 주변 환경에서의 자연 놀이'에 대한 강의를 듣고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연수 이후에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자연체험 활동, 자연과 함께하는 현장학습, 원내 자연과의 만남 등 다양한 형태로 유아교육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가정과 연계하기 위해 가정통신문 발송, 학부모 연수, 숲 해설가 및 생태전문가 초빙 연수 등 지역사회 인사와 소통하며 마을 공동체로 확산시키고 있다.

정은선 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감은 "선생님들이 먼저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껴야 교실 속에 들어가서 더 많이 하게 되지 않겠나"는 말로 동아리 활동의 목적을 설명했다.

'들놀이 유아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자연 나눔' 동아리 회장인 정은선 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감을 만나 자세히 들어 보았다.

"선생님들이 먼저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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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선 ‘자연 나눔’ 동아리 회장(온양천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감) ⓒ 심규상


- 자연 나눔 동아리는 언제 만들어졌나?

"올해 3월이다. 작년 충남도교육청 역점 사업이 '자연과 유아들의 만남'이었다. 지난해 활동을 하면서 유아들의 인성이나 건강을 위해서 자연친화적 활동의 필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더 활성화 시키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 지난 해 '자연과 유아들의 만남' 프로그램으로 어떤 활동을 벌였나?
"작년 우리 유치원에서는 인근 영인산에 16번을 갔다. 영인산 숲체험. 그리고 신정호 탐방. 또 오후에 방과 후 활동도 자연과의 만남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너무 좋았다. 체험 활동은 전문가 선생님들이 40분 정도 진행하고 나머지는 우리 선생님들이 진행했다."

- 동아리 모임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모임을 제안했나?
"자연친화적 교육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선생님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생님들이 먼저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느껴야 교실 속에 들어가서 더 많이 하게 되지 않겠나."

- 주변 유치원 교사들은 어떻게 참여시켰나?
"'이런 동아리를 한 번 해 보면 어떻겠어요?'하며 물었는데 다들 '참 좋겠다'고 했다. 필요성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 '들놀이' 활동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들놀이'가 무엇인가?
"들은 평평하고 넓게 트인 곳이다. 넓은 초원뿐 아니라 마당, 뜰, 숲속, 이 모두를 '들'에 포함시켰다.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 산책하고 자연물을 갖고 놀고 관찰하고 좀 더 들여다 보는 이런 체험 활동을 말한다."

"자연 속에서 놀다 온 날은 가장 행복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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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지역 5개 유치원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자연나눔 동라리.' 회원들이 총신대 정대현 교수로 부터 '4차 산업혁명, 숲교육에서 답을 찾다'는 주제로 전문가 연수를 하고 있다. 올 들어 네 번째 연수모임이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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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지역 한 유치원 원아들이 잔디밭에서 자유롭게 놀이를 즐기고 있다. ⓒ 심규상


- 동아리 결성 이후에 주로 어떤 활동을 해 왔나?

"교사 연수에 중점을 뒀다. 직접 뵙기 어려운 전문가들을 모시고 단계적인 내용을 가지고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학부모연수도 진행하였는데 유치원에서 배우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명교육 연수를 실시했다."

- 동아리 활동 이후에 달라진 점이 있나?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놀다온 날은 가장 행복해 한다. 우리 유치원의 경우 산에 가서 식물도 관찰하고, 그림도 그리고, 책을 가져가 읽기도 한다. 아이들은 개미도 관찰하고, 나뭇잎 등 자연물로 꾸미며 다양한 방법으로 논다. 아이들은 자신이 자연 속에서 있다는 것, 누구나 존재가치에 대한 소중함도 느낀다. 서로 돕는 등 인성도 좋아진다. 원장과 원감 선생님은 필요한 부분을 찾아 지원하고,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인식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학부모의 반응은?
"아이들이 산에 간다는 것 자체를 많이 좋아한다. 황사,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나갈 수 없는 날은 실내에서 자연과 놀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의 변화를 하루아침에 알 수는 없지만 지역 내에서 자연 발생적인 동아리 활동을 만들고, 한 유치원만이 아닌 지역 내 5개 유치원이 교사, 원장, 원감까지 함께 자발적 활동을 해 나간다는 것에 학부모들의 응원과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 어려움은 없나?
"어렵다기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생님들하고 긴밀히 만나지 못하는 점이 어렵다. 서로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끼리 돕고 참여하는 모임이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 이후 계획은?
"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누리과정과 긴밀히 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모이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 선생님들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는 원장, 원감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린다."
#들놀이 #누리과정 #유치원 #아산지역 #자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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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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