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늘고 소비 줄어... 배추·무 가격 '폭락'

등록 2017.11.20 16:29수정 2017.11.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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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예산읍내시장 초입에서 김장준비를 하러 나온 주부가 배추를 고르고 있다. ⓒ <무한정보> 이재형


김장 배추값이 폭락하고 덩달아 뭇값도 떨어져 재배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늘고 작황이 좋은데다 신선배추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장을 직접 담그지 않는 세태변화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1월 기준 신선배추 도매가는 10㎏ 한망(3포기)에 3500원으로 지난해 7900원에 비해 56%나 폭락했다. 평년가격은 5064원으로 38%가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도시지역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절임배추 가격은 작년보다 10~20% 상승하고 있다. 절임배추 소비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배추구매 형태에 따른 소비자 선호도 조사결과 응답자의 65.3%가 직접 김장을 담그는데 절임배추를 구매하는 경우가 52%로 신선배추 구매 48%를 앞지르고 있다.

배추값 폭락은 전통 오일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열린 예산장(충남 예산군)은 본격 김장철임에도 장꾼들이 많지 않아 한산한 분위기였다. 노점에서 거래되는 배추가격은 통이 큰 게 1포기에 1500원, 작은 것은 1000원이었다. 알이 큰 무도 1단(5개)에 2500원으로, 1개가 500원 밖에 하지 않았다.

한 상인은 "으레 고추값이 오르면 배추값은 싼 거여"라며 "이렇게 싸도 사가질 않어. 차라리 비싸야 많이 먹는다니께" 한다.

고추를 덜 심고 배추를 많이 심었다는 얘기고, 김장배추 소비가 줄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비용보다도 재료를 준비하기도, 버무려서 담그기도 어려운 김장문화가 바쁜 세상을 핑계로 변화에 휩쓸리고 있는 양상이다.

예산읍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김장철이 되면 5형제 모두 고향집에서 함께 김장을 했는데, 지난해부터 중단했다고 한다.


김씨는 "형제가 함께 모여하면 좋긴 하지만, 어머님이 재료를 준비하느라 너무 고생하고 집집마다 외식이 많아져 김치를 많이 먹지 않는다. 그래서 김장은 형제들 모두 각자 알아서 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절임배추를 사서 간편하게 담기도 하고, 아예 김장김치를 그때그때 사먹는 형제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장문화가 분명 달라지고 있다. 절임배추와 손질한 재료들을 사다가 담그는 게 보편화되고 있고, 영농조합법인을 비롯한 영리단체들이 마련한 김장담기행사에 참가비용을 내고 김장을 담가오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배추재배 농민들도 이젠 신선배추를 직접 판매하는 것보다 영농조합을 결성해 1차가공(절임배추)을 해 판매하는 등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배추값 #무값 #배추가격폭락 #절임배추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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