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점포 줄이기보다 역량 강화해 생산성 높일 것"

[현장] 허인 신임 국민은행장의 포부, "고객 지갑 아닌 마음을 얻어야"

등록 2017.11.21 14:06수정 2017.11.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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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허인 신임 국민은행장이 발언하고 있다. ⓒ 조선혜


"인력을 줄이거나, 점포를 줄이거나 이런 방법을 통해서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익을 더 창출할 수 있도록 은행 역량을 강화해 생산성을 높여가겠습니다."

21일 허인 신임 KB국민은행장의 말이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희망퇴직 계획을 묻는 질문에 허 행장은 이렇게 답했다. 이어 그는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허 행장은 "희망퇴직은 임금피크에 도달한 연령이 된 직원들에게 선택권으로 주고 있는 부분"이라며 "직원들이 남아서 일하겠다고 하면 그것에 맞는 시스템으로 대우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새로운 출발을 원한다면 그것에 맞게 (조치를) 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 정도는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지만 인위적인 희망퇴직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지갑 아닌 마음 열어야...디지털뱅크,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핵심전략"

앞서 이날 허 행장은 "고객이 중심이 되는, 직원이 중심이 되는,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역동적인 국민은행을 꿈꾼다"며 취임 일성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열어야 할 것은 고객의 지갑이 아닌 고객의 마음"이라며 "핵심성과지표(KPI)를 포함한 은행의 모든 제도를 고객지향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혁신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뱅크'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핵심전략이자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 행장은 "고객이 가장 즐겁고 쉽게 다가설 수 있고, 가장 많이 찾아올 수 있는 디지털뱅크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허 행장은 "KPI에 매몰된 단기성과주의, 자율성이 배제된 밀어내기식 프로모션은 최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은 은행 성과지표에 유리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먼저 권유하는 식의 잘못된 영업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었는데, 허 행장도 이에 뜻을 같이 한 것이다. 그는 지난 1988년 한국장기신용은행에 입행한 이후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 현재 공석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임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허 행장은 "상임감사는 없지만 내부통제가 특별히 잘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부통제를 효율적,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선 상임감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역량을 가진 분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여성 임원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허 행장은 "전체 직원 중 여성의 비중은 50%에 육박하는데 부장급 이상 중견 간부들 중에선 여성 비중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에 방해되는 제도와 관행이 있다면 이를 고치기 위해 들여다볼 것"이라며 "개인도 도전의식을 갖고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주 회장과 충분히 대화할 것" 2014년 'KB사태' 방지 강조

이와 함께 '디지털뱅크 장기화에 따라 지점, 인력 운용에 변화가 있게 되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허 행장은 거듭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의 능력에 따라 배치 지점이 달라질 수 있다"며 "(지점 형태는) 큰 지점, 소규모 지점 등 다양하게 혼재되는 식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허 행장은 "다만 채널(지점) 수와 직원 수는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비용과 효율성 문제를 극복하면서 역량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정한 타깃을 가지고 채널을 줄이거나 사람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 허 행장은 "최종적인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며 "중간에 서로 조금 다른 부분들을 어떻게 진정성 있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 내려놓고 하나씩, 하나씩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이 3년 만에 분리가 된 점에 대해 허 행장은 "지주와 은행이 서로 긴밀하고, 상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가진 생각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충분히 알 수 있게 사전적으로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014년 내부갈등으로 불거진 이른바 'KB사태'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반 퇴진한 것과 관련한 얘기다. 이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허 행장은 강조한 것이다.

#허인 #국민은행 #K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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